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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선생님’ 모습 보이려 시작한 공부, 전국 최고 실력의 피아노 조율사 되다

◼ 배진호 보광고등학교 음악교사
전국 피아노조율대회에서 대상 수상
최상의 피아노 음 찾는 소리 기술자

‘꿈 이룬 어른은 노력 안 해도 된다’는
학생 불평에 피아노 조율사 공부 결심
10여년간 새벽 출근 등 노력의 성과

“보광고는 나 같은 괴짜 교사 많아요”
교사 사비 털어 학생 목공예 수업하고
바리스타 자격증 따서 동아리 신설 등

엄아현 기자 / coffeehof@ysnews.co.kr입력 : 2019년 10월 15일
ⓒ 양산시민신문

2010년 가을 어느 날, 수업에 집중하지 않은 한 학생에게 교사가 훈계를 했다. 그러자 그 학생이 교사에게 불평을 쏟아 냈다. “공부하기 힘들어요. 선생님은 꿈인 교사가 됐으니 이제 더는 애쓰지 않아도 되잖아요. 선생님이 어떻게 지금 제 마음을 알겠어요?!” 

교사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그렇게 지금 이 자리에 왔는데, 아이들 눈에는 그저 세상 편한 어른으로만 보이는구나’ 교사는 결심했다. 목표를 세워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그렇게 세운 목표가 바로 ‘피아노 조율사’다. 그 교사는 지금 전국 최고의 실력을 갖춘 피아노 조율사가 됐다.

ⓒ 양산시민신문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보광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배진호 음악교사다. 배 교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23회 전국 피아노 조율 기능경기대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유일의 피아노 조율사 기능경기대회로, 대상 수상과 동시에 피아노 조율사 자격증까지 획득하게 됐다.

“음악교사로서 잘할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공부를 생각하다 피아노 조율사가 떠올랐죠. 피아노 조율사는 피아노가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찾는 일종의 소리 기술자죠. 전국 피아노 조율 기능경기대회가 올해로 23번째 맞이하는 동안, 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대상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더군요. 기뻤죠. 이제 아이들한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고요. 하하”

피아노 조율 기능경기대회는 최고 실력을 갖춘 피아노 조율사를 선발하는 대회다. 피아노 조율사는 건반 88개와 건반마다 이어진 220여개의 피아노 줄을 일일이 두드려보고 각각이 정확한 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을 한다. 정해진 시간 동안 한 대의 피아노를 최상의 소리를 가진 악기로 만들어 내야 한다. 정확한 귀와 빠른 손놀림, 집중력이 곧 피아노 조율사의 실력이 된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제 출근 시간은 늘 아침 6시 반이었어요. 음악 수업 전에 피아노를 비롯해 많은 악기 조율이 필요한데, 아이들 자습과 다른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아침이더군요. 그러다 피아노 조율 공부를 시작하면서 피아노가 가진 소리를 잘 듣고 어루만지기 가장 좋은 조용한 시간도 아침이라는 판단에 10여년간 늘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있어요”

배 교사는 이제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학교에 소규모 현악단을 만드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연주하고, 대단한 무대가 아니더라도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배 교사는 보광고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피아노 조율사 대회를 나가고 자격증을 따는 음악교사? 어찌 보면 조금 엉뚱하고 괴짜 교사로 회자될 수도 있죠. 하하. 그런데 보광고에서는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죠. 저보다 더 엉뚱한 교사가 많으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보광고에는 목공예를 좋아하는 학생을 위해 1천만원에 달하는 자신의 사비를 탈탈 털어 공구를 마련하고 수업을 하는 교사가 있다. 바리스타가 인기 직업으로 떠오르자 교사 스스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학생을 위해 여자축구 동아리를 만들고 경남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한 교사도 있다. 또 어떤 교사는 토론에 재능있는 학생 지도를 위해 퇴근과 주말을 잊고 산 지 오래다.

“학교는 교실에 앉아서 국ㆍ영ㆍ수만 공부하는 곳이 아니에요. 무엇이든 배우고 가르치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진짜 교육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보광고는 늘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죠. 공부를 좀 못하면 어때요? 학생 제각각이 가진 흥미와 재능을 인정해 주고, 또 즐겁게 배우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학교생활이 있을까 싶어요”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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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광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선물해 주고 있다. 특히 교사가 자격증을 따고, 사비를 털어 동아리를 직접 만드는 등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학생들을 향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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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아현 기자 / coffeehof@ysnews.co.kr입력 : 2019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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