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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법률 주치의]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14일
 
↑↑ 이상웅
아는사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양산시민신문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1988년, 경주 외곽 너른 땅을 산 남자가 있습니다. 큰 도로에선 좀 떨어져 있지만 야트막한 산 밑의 대지와 밭이라서 투자하기에 좋았고, 그 위에 전 주인이 지은 무허가건물(암자)이 있긴 하지만 당장 개발을 서두를 것도 아니어서, 철거나 지료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정도 맺지 않은 채, 별걱정 없이 땅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바로 얼마 전, 남자는 언제 있을지 모를 상속을 염두에 두고서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다가, 경주에 있는 땅에 무허가인 암자가 여전히 남아있고, 심지어 ‘기도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신자가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남자는 뒤늦었지만 암자를 철거해 깨끗한 상태로 손자에게 명의를 넘겨주려고 합니다. 과연, 남자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남의 땅에 건물을 지어 살고, 그 주인이 바뀌어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지상권입니다. 그런데 땅 주인인 나도 모르게 지상권이 생겨 있어서 철거는 언감생심, 멀쩡한 땅인데도 제값에 처분하지 못하는 당혹스러운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경우들 즉,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대한 설명해 볼까 합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무엇인가요?


땅과 그 위의 건물이 같은 주인(소유자)에게 속했다가, 그 땅이나 건물이 매매나 기타 원인으로 인해 둘의 주인이 달라진 때에는, 그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주인은 땅주인에 대해 그 건물을 위한 지상권을 취득합니다.

대지를 포함해 건물주인 A가 건물만 B에게 팔았다면 별 약정이 없더라도 B에 지상권이 주어지고, 땅만 B에게 판 경우라면 A에게 지상권이 생깁니다. 이는 약정 등 계약에 따른 권리가 아니어서 ‘법정’(법으로 정한)지상권이며, 그렇다 해서 민법 등 법전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도 아니어서 ‘관습법(법이라고 봐도 무방할 관습)상’ 법정지상권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건물에 반드시 등기돼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무허가인 건물에도 앞서 요건만 갖췄다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성립이 가능합니다.(대법원 91다16631 판결)

사례로 돌아가, 경주 땅의 암자는 전 주인이 ‘신축’한 것이고, 그렇다면 등기가 없더라도 전 주인은 그 소유자로 인정을 받습니다.(민법 제187조) 이처럼 땅과 암자의 주인이 같았다가, 남자에게 땅만 팔아 그 주인이 갈렸고, 두 사람 사이에 철거 약속도 없었으므로 암자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줘(권리가 남아있는 한) 남자는 철거할 수가 없습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언제 사라지나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법정지상권 존속 기간은 성립 후 그 지상 목적물 종류에 따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280조 제1항 소정의 각 기간으로 봄이 상당하고, 지상에 건립된 건물이 존속하는 한 법정지상권도 존속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해(대법원 92다4857 판결), 석조 등 견고한 건물이라면 30년, 그 외 목조 등 건물이라면 15년이 지났을 때 그 권리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또 땅주인이 법원에 지료를 청구하는 경우, 건물주인은 법원 결정에 따라 지료를 지급해야 하고, 이때 건물주인이 지료청구를 받고도 상당한 기간 내 지료지급을 연체한 데다, 연체된 지료의 액수가 판결 전후로 2년분 이상일 경우에는 지상권이 소멸됐다고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사례의 암자에 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30년이 지나 이미 사라졌고, 따라서 남자는 결국 암자를 철거하게 될 것입니다.

무허가건물이라고 곧바로 포기할 일도 또 반대로 법정지상권이 있다고 그저 체념할 일도 아닙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탈출구는 있기 마련이니 부디 전문가 도움을 편하게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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