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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둘레길] 길ㆍ다리ㆍ고개에 대한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9년 06월 11일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어딘가 허전하고 무엇인가를 빠뜨린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사랑하던 여자로부터 실연을 당한 것처럼 가슴 한구석이 텅 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집히는 기억이 있다. 할아버지 한 분이 떠오른다. 그는 집 앞 상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슈퍼를 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밤 12시에 문을 닫는 슈퍼였다. 허연 머리에 주름진 이마를 볼 때마다 나이 많은 분이 고생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출근할 때 담배를 사러 자주 거기 들렀다. 장사는 잘되세요? 물으면 할아버지는 웃으며 대답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담배도 팔고 술도 팔고 화장지나 세제도 팔고. 할아버지 가게 벌이가 시원찮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한두 사람이 세상을 바꾸기는 힘들다. 대형마트 규제나 의무휴일 등 제도가 나온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한 번은 아이가 아파 밤중에 해열제를 사러 나간 적이 있었다. 의약분업이 실시된 후 동네약국은 여덟 시만 되면 문을 닫았다. 그런데 슈퍼에 비상약을 구비해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택배를 부탁해서 받은 일도 있었다. 경비실이 없는 아파트라 택배를 부탁했더니 할아버지는 싫은 기색도 없이 택배를 받아주었다. 그때 고맙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말하지 못했구나. 그래서 마음이 이리 허전한 거야. 그 뒤 열흘이 지났을까. 슈퍼 앞을 지나다 보니 상중이라고 쓰여 있다. 10일 후 문이 열렸는데 할머니 혼자 슈퍼를 지키고 있다. 할아버지는 어디 가셨습니까? 그 말에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영감님이 돌아가셨어요. 자는 듯이 스르르 가셨어요. 라디오 여성시대 사연에 명치가 저린다.

ㆍ가풀막: 몹시 가파르게 비탈진 곳
ㆍ고개티: 고개를 넘는 가파른 비탈길
ㆍ고샅: 시골 마을 좁은 골목길, 또는 골목 사이
ㆍ굴다리: 길이 교차하는 곳에서, 밑에 굴을 만들고 위로 다닐 수 있게 만든 다리
ㆍ노루목: 넓은 들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좁은 지역
ㆍ벼룻길: 아래가 강가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
ㆍ복찻다리: 큰길을 가로질러 흐르는 작은 개천에 놓은 다리

두런두런 구시렁구시렁

1) 장터 어디선가 뻥, 하는 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귀를 막습니다.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지만 쌀, 감자, 옥수수 따위를 통에 넣고 밀폐하고 가열하여 튀겨낸 것이 ‘뻥튀기’입니다. 튀겨낼 때 ‘뻥’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강냉이’는 옥수수를 말린 것이 아닐까 싶지만 ‘옥수수’와 같은 말입니다.

2) 여름이면 생각나는 ‘냉면’은 사투리가 없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도 ‘냉면’이라고 합니다. 냉면의 본고장은 북쪽으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구별되기도 합니다. 평양냉면은 다소 싱겁지만 시원한 맛의 ‘물냉면’이고, 함흥냉면은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입니다.

3) 아무 빛깔이 없음을 이르는 ‘무색(無色)’도 있지만, 물감을 들인 빛깔도 ‘무색’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축구 선수의 유니폼은 울긋불긋한 무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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