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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애田> 그 첫 번째, ‘이음’을 위한 ‘사람’ 키우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20년 09월 22일
 
↑↑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 양산시민신문  
5년 전 ‘2030 양산도시 기본계획’을 꺼내 보며, 시민의 참여 여지없이 일방행정의 도시계획과 시민공청회에 대한 허술함을 질타했던 나의 모습을 상기시켜본다. 그리고 공청회 이후 의견서를 제출하고, 그 어떤 피드백이 없었음도 고스란히 기억하며 그때 자료를 들춰본다. 이런 까닭은 우리 양산에서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도시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시민계획단을 구성해 그 방향과 미래상을 함께 설정하고자 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지면을 빌어 과거를 더듬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미력한 생각이 나마 보태고자 함이다.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문서를 만들고, 보조금을 나눠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상을 생각하고 토론하는 ‘마당’을 구축하는 것이다”라는 ‘로컬지향의 시대’ 저자 마쓰나가 게이코(松永 桂子) 의견에 절대 공감을 하면서 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발로로서 나름의 대안 제시를 위한 근본 문제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본론에 앞서 용어 정리를 하나 해본다. 지방(地方)은 중앙에 속한 하위 단위 기구와 조직을 말하는 위계적 공간 개념인 데 반해, 지역(地域)은 중심과 주변 없이 모든 공간이 평등하다. 자연적, 사회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일정하게 나눈 지리적 공간이며 그 속의 사람들이 축적해 온 유ㆍ무형의 물질과 정신의 총체가 지역(地域)이다.

그동안 고착된 중앙과 지방의 이원화 논리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문화가 국가 주요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수도권은 이미 정치, 경제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으로 규모를 키워왔고 이미 중앙문화와 변방 이미지의 지방문화로 양분된 지 오래됐다. 중앙집권 하에서는 경(京)과 향(鄕)을 구분하는 중심주의가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탈중심주의를 외치며 지역의 평등을 목표로 지방이 아닌 지역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지난여름,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또 한 고등학교 역사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학 강의를 다녀왔다. 그리고 또 얼마 전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다양성이 공존하는 양산’이란 이름으로 지역의 이모저모를 안내하며 양산 알림이 역할을 했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내게 이런 부름이 있는 연유를 생각해보며 역사를 잇고, 문화를 전승하는 주체는 사람이기에 나는 스스로에게 ‘연결고리’라는 책임감을 부여해 본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왔고, 가족이 있고, 그들과 함께 한 삶이 스며들 이곳에 희망을 간절히 바라고, 때로는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내가 꼭 토박이라는 지역적 ego에 기인하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지적 유희를 넘어 삶의 장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짐이며,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학습이자 적극적인 나의 실천행위라 명명하고 싶다.

근본 문제를 ‘사람’으로 두고 몇 가지로 분류해 이야기해 보겠다.

그 첫째로,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아니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 시급하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지역에 관한 관심을 자극하고, 그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문화적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은 ‘자기 찾기’가 중요하다. 정체성의 문제인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앞서 이야기한 지역의 한 고등학교 역사동아리에서 강의했던 일화다.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에 기인한 하나의 단견임을 미리 밝혀둔다.

나는 짐짓 “그래도 역사동아리 학생들인데…”하며 나름 강의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학교를 찾았다. 요즘 학생들에 대해 모르는 바는 아니나, 실제 겪고 보니 그 심각성과 위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역사동아리 활동의 근본 이유가 대학을 가기 위한 점수 때문이란다.

대한민국 행정구역 안에서 범위를 좁혀 경남으로, 다시 양산으로, 다시 세분화해 지역의 이야기를, 학교 주변의 이야기를 함에도 반응이 없다. 급기야 어디 사느냐고 물어보면 겨우 OO아파트에 산다고 대답하는 것이 전부다. 자신의 본관을 물어보면 “본관이 뭐예요?”라는 표정이다. 현재의 내가 있는 곳, 나의 존재조차 성찰해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내 질문 자체가 우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 어이할꼬?

하기야 지역 이야기가 대입시험에 나오지 않으니 공부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겠지만, ‘모르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길까 그것이 걱정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어딘가에서는 글로벌 인재 육성, 창의인재 육성 이런 구호가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온다.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해서라도 대학을 간 학생들이 사회인이 될 무렵에는 공무원 시험, 교직 시험 등을 위해 한국사 기출문제집을 붙들고 고시원에서 머리 싸매고 있을 상황이다.

지역의 도시계획도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보다 훗날을 내다보고 밑그림부터 충실하게 그려나가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내가 다 그릴 일이 아니라 다음 세대들이 이어나가야 할 그림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는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insider&outsider), ‘균형과 안전’(balance&comfort)을 통해 지역의 사람 이야기를 이어나가겠다.

* 로컬애田: 지역의 올바른 문화발전을 위한 ‘문화교육연구소田’의 공부 모임
<로(local)컬(culture)애(愛,education)田> ‘지역의 문화와 교육을 사랑하는 밭’의 의미를 담고 정기적 모임을 통해 지역을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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