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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의회를 위한 변명

관객 없는 무대 위 배우처럼
시민에게 외면받는 지방의회
제대로 된 지방자치 밑바탕은
우리 지방의회에 대한 관심부터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06월 14일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무대가 시작됐다. 배우들은 바쁜 움직임으로 준비한 대사와 연기를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텅 빈 객석이 눈에 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무대, 그러나 배우들은 묵묵히 연기를 계속한다.

지난 10일 양산시의회 제143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가 열렸다. 1996년 제1대 양산시의회가 첫발을 내디딘 후 모두 143차례 회의가 열렸다는 의미다. 양산시(市)가 아닌 양산군(郡) 시절 양산군의회는 1991년부터 1996년까지 46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군의회 시절부터 계산하면 모두 189차례 지방의회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회의를 통해 시정 주요 현안을 감시ㆍ견제하고 있는 양산시의회가 시민사회 주목을 제대로 받은 적이 몇 차례나 있었을까?

10여년 전 양산시민신문 기자로 정치행정 분야를 담당하게 돼 의회를 출입할 때만 해도 의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각종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의원과 관계 공무원이 전부였다. 참관하는 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기자들도 회의에 들어가 취재하는 모습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의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없으니 의원들 역시 자신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리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폐쇄적인 의회는 결국 ‘그들만의 리그’로 시민과 더욱 멀어져 있었다.

처음 의회에 출입할 때 기억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초등학교 회의에서도 지키는 회의규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곤 했다. 공식회의 때 반말은 물론이고 전화 통화를 한다든가, 상대 의원의 말을 끊고 자신의 할 말만 하곤 회의장에서 퇴장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기자가 회의를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공무원에게 민원성 청탁을 하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돌이켜 보면 그들만의 잘못을 아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무대 위 배우 탓만 할 수 없다.

국회의원과 비교하면 지방의원의 입지는 초라하기만 하다. 국회의원은 공식적으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보좌진을 꾸릴 수 있지만 지방의원은 오직 혼자 힘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 국회의원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반면 양산시의회 의원은 3천700여만원에 불과한 의정비를 받고 있다.

그나마 해마다 인상되고 있는 국회의원 연봉과 달리 지방의원은 별도 심의를 거쳐 연봉을 결정하는 것도 모자라 양산시의회 경우 2009년 이후 의정비를 동결한 상태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특혜에 비하면 지방의원은 지역대표성이 작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하늘과 땅 차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지방의원 자질론이 대표적이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펼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많은 연봉을 보장하고,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생각은 지방의회 무용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노는 국회’에 대한 국민 비판이 일상화된 가운데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을 가르는 것이 ‘자질’만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정작 지역에 살면서 지역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들 모습이 지방자치를 왜소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지역 스스로 지역의 가치, 지방자치의 가치를 낮게 보고 오로지 중앙정치에만 가치를 두는 태도가 무대는 있지만 관객이 없는 연극처럼 지방의회를 병들게 방치하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을 언론과 시민사회가 감시하는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회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가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양산시와 같은 기초단체가 전국에 230여개가 된다. 모든 기초단체 행정부가 1억원의 예산 낭비를 한다고 가정하면 순식간에 230억원이라는 혈세가 눈앞에서 사라진다. 10억원이면 2천300억원이다. 예산 집행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낭비가 없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를 지적하고 바로 잡아야 하는 역할이 바로 지방의회 존재 가치다. 예산뿐만 아니라 시민을 위한 각종 사업에서 불편부당함은 없는지, 추진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감시하는 것이 우리 시민의 몫이다.

지난해 양산은 인구 3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시 승격 20주년을 맞았고, 한 해 예산만 8천억원이 넘는 중견도시로 성장했다. 곧 인구 50만, 예산 1조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양산이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지방자치의 또 다른 축인 시의회 역시 규모가 커졌다. 5.16 군사쿠데타로 지방의회가 해산된 지 30년 만인 1991년 양산군의회가 모두 12명의 의원으로 개원한 후 현재 양산시의회는 16명의 의원이 시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의회 건물에는 의원 개개인 사무실이 마련돼 있고, 회의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신입 기자로 처음 의회를 출입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단지 시민 무관심만 변하지 않았다.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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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양산시의회 지방차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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