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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그리고 지역신문

맛집은 독자 관심을 끄는 오랜 소재
언론의 ‘나쁜 버릇’ 관행처럼 반복
프랜차이즈에 밀려 떠나는 지역맛집
어려움 겪는 지역신문과 동병상련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09월 06일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이 방송사마다 중요한 소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방송사뿐만 아니라 신문사를 비롯한 언론사에서 ‘맛집’은 오랜 세월 독자 관심을 끌어온 소재다. 맛집을 소개하는 기사는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언론사에서 공을 들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문제는 맛집 취재ㆍ보도 과정에서 생기는 ‘나쁜 버릇’이 언론사 관행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그리고 그 관행을 악용하는 식당들도 가세해 기사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나쁜 버릇’이란 독자에게 전달하는 정보로써 기사가 아닌 실제 광고를 기사처럼 전하는 행위다. 객관적 사실을 전하기보다 돈을 받고 광고를 하면서 기사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가 언론사가 광고를 요구하며 맛집 소개 기사를 싣는 경우도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언론사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했다는 공신력을 믿고 찾아갔지만 실망하고 돌아오는 일이 생기곤 한다.

전국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어느 언론사에서 소개한 집인지 알리는 문구들이 빼곡하게 가게 정문부터 내부까지 붙어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관광지마다 ‘원조’를 자처하는 수많은 식당이 맛집으로 여러 언론사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서 과연 언론사 보도를 신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양산시민신문 역시 창간 이후 맛집 기사를 수차례 보도했다. 맛집에 대한 독자 관심이 큰 만큼 지역 내 좋은 식당을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 물론 맛집을 소개하면서 광고를 의식해 취재를 제안하거나 반대로 식당측에서 광고비를 줄 테니 기사를 써달라는 유혹과 늘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래서일까?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맛집 기사가 창간한 지 13년이라는 세월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편이다. 두 달마다 열리는 지면평가위원회에서 위원들이 맛집 소개 기사를 늘려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우선 기자들 스스로 내부 검열을 하기 때문이다. 맛집 취재를 위해 대상을 선정할 때부터 생기는 불필요한 오해를 미리 경계하는 탓에 맛집을 취재하겠다고 덤비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맛집 취재 대상을 정하고 막상 취재 요청을 하면 손사래를 치는 식당도 있고, 취재할 때는 아무런 말이 없다가 기사가 보도된 후 광고비는 얼마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는 식당주도 있다. 그럴 때마다 “저희 신문은 맛집 소개를 댓가로 광고비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한두 번 되풀이하다 보면 맛집을 둘러싼 언론사의 ‘나쁜 버릇’이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지 새삼 느끼며 맛집 기사 쓰는 일을 곤혹스러워하게 된다.

다음은 ‘맛’이라는 게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고 해도 사람 입맛이라는 게 늘 같을 수 없다. 오랜 세월 미각을 가다듬은 전문가 견해도 일반인과 다를 수 있는데 전문적이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미각이 발달한 것도 아닌 평범한 몇몇 사람이 맛집을 선정하고 보도하는 일이 맞는 일인지 자꾸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산시민신문이 보도하는 맛집 기사는 사실 맛에 관한 이야기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준비하는 정성, 손님을 대하는 태도,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의 이야기 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말한 맛집 기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언론사의 ‘나쁜 버릇’과 연관된 고민이라면 마지막 고민은 지역 현실과 맞닿아 있다.

양산이 성장하면서 식당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식당들이다. 천편일률적인 식단과 음식을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은 늘어나는 반면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손맛을 가진 식당은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제외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맛집을 취재하다 보니 대상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서울 또는 전국 뉴스에는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는 좀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는 지역언론 현실과 묘하게 닮아 있다.

프랜차이즈에 밀려 자리를 잃고 있는 지역 식당과 거대 언론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지역언론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인 셈이다.

창간한 지 13년. 양산시민신문은 프랜차이즈에 밀려 자리를 내주는 지역 식당의 운명을 겪을 것인가? 지역의 맛과 멋을 알리는 지역신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양산시민신문이 맛집으로 대표되는 언론의 ‘나쁜 버릇’을 벗어나 진정 지역의 맛과 멋을 알리는 지역신문으로 당당히 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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