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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귀와 말하는 입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 ‘한 목소리’
변화에 대한 국민 염원 실현할 책임
정치권 이해관계를 주장하는 입보다
국민 염원 듣는 귀가 더 필요한 시기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12월 13일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다시 국민의 몫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한 달 넘게 이어진 촛불행렬은 청와대로 향하던 방향을 새롭게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처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진 후 국민은 분노했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반해 정치권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다 전국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 국민 분노에 떠밀려 사실상 탄핵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에 미온적이던 새누리당조차 거센 분노 앞에 찬성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0일 주말, 또다시 촛불이 타올랐다. 많은 국민이 탄핵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양산 역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환영하는 목소리에 이어 탄핵안을 헌법재판소가 심판하기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셌다. 또한 대통령 즉각 퇴진과 민주주의 수호라는 구호 외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떤 이는 영문도 모른 채 하늘의 별로 사라져간 세월호 아이들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외쳤고, 어떤 이는 백남기 농민 죽음을 비롯해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농민, 노동자가 다시는 이 땅에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이는 부모를 잘 만나 출세하고 떵떵거리며 사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 능력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주장했고, 다른 이는 갑의 시대가 아닌 을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불평등 없는 사회를 기대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불평등을 경험해야 했고, 그 불평등 사회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린 채 살아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정당하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사건이다. 그래서 국민 분노는 더욱 거셌고, 쉽게 꺼지지 않았다. 

처음 국민이 요구한 대통령 탄핵은 헌법재판소 심판결과가 남았지만 일단 국회를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대한민국을 밝힌 촛불은 박근혜 개인 진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이 더 잘 알고 있다. 

탄핵안 가결 후 또다시 열린 촛불집회에서 터져 나온 다양한 목소리는 결국 비정상을 정상으로,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꿔보자는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국민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변화를 기대하는 염원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달성하는 과정은 제각각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대통령 탄핵 후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동상이몽(同床異夢)처럼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 조기 퇴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정치권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가 바로 ‘개헌’과 ‘대선’이다. 여야 정치권과 대선주자들 사이 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개헌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의원내각제’나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같은 권력구조개편을 주로 언급하고 있다. 대선을 이야기하는 이는 ‘벚꽃대선’이니 ‘폭염대선’이니 주로 대통령 탄핵안 심판결과에 따른 조기대선 시기에 관심이 쏠려 있다. 언론 역시 이같은 정치권 이해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시간과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거리에, 광장에,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 서 있는 국민은 생각이 다른 듯하다. 이번 촛불 국면에서 탄핵을 받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만이 아니다. 국민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여야 정치권과 기성언론 역시 국민에게 탄핵 대상이다. 탄핵이 끝이 아니라는 국민 목소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국민은 삶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고사리 손을 이끌고 추운 겨울바람 앞에 나선 부모는 부끄럽지 않은 사회에서 아이들이 성장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수능을 마친 아이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사회가 움직이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수많은 촛불이 바란 것은 실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실천일지 모른다. 

그 방안이 정치권에서 말하는 개헌이든 대선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속에 담겨 있어야 할 국민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 하는 것이 오히려 핵심이 아닐까. 안타깝게도 탄핵 이후 정치권 모습은 다시 ‘듣는 귀’ 대신 ‘말하는 입’만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여야 정치권이 국민 목소리를 왜곡해 자신 입장에 맞는 목소리만을 귀담아 듣는다면 국민이 밝힌 촛불은 대통령에 이어 정치권으로 타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의 몫이다.
이현희 기자 / newslee@ysnews.co.kr입력 : 2016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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