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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만이 정답은 아니다

양산삽량문화축전 모호한 정체성 논란
백화점식 프로그램 나열에 대한 비판
역사 인물 고집 말고 발전 방향 찾아야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8월 28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박제상과 삼장수(이징석, 이징옥, 이징규) 그리고 김서현과 김유신. 이들의 공통점을 뭘까? 양산을 대표하는 역사 인물이자 ‘양산삽량문화축전’의 주제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발자취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삽량문화축전의 주제로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삽량문화축전의 전신은 삽량문화제다. 1986년 시작한 삽량문화제는 2004년까지 18년을 이어왔다. 당시 삽량문화제는 체육행사 중심의 문화제였는데, 양산시세가 급격히 성장하고 지역별 축제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체육행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삽량문화축전’이라는 새 옷을 갈아입었다. 양산시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사무처를 신설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 2년여의 준비 끝에 2006년, 지금의 삽량문화축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는 삽량문화축전으로 거듭난 지 13회째를 맞는 해다. 하지만 여전히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꼬리표는 떼지 못하고 있다. 삽량문화축전은 첫해 기획 단계부터 핵심주제가 없는 백화점식 행사 나열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 지적이 10여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축전추진위원회는 그동안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축전의 주제 인물로 신라 만고충신 박제상을 선정했다. 그러다 2013년부터 은근슬쩍 조선시대 인물인 삼장수가 주요 인물로 등장했고, 2016년부터는 신라시대 삽량 도독이었던 김서현 장군과 그의 아들 김유신 장군이 축전 대표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누구도 왜 축전 핵심콘텐츠가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핵심콘텐츠의 개연성과 연관성 부족은 삽량문화축전의 정체성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삽량(歃良)’이라는 명칭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삽량은 양산의 옛 지명인데, 665년(문무왕 5년)에 지은 이름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삽량문화축전이 제대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1천년이 훌쩍 넘은 ‘삽량’이라는 명칭은 “언제 적 삽량인가?”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대중성을 얻지 못했고, 축전과 양산이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부적합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삽량문화축전의 가장 큰 패착(敗着)은 ‘지역의 역사’에 너무 매몰됐다는 점이다. 물론 양산의 역사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알리겠다는 시도 자체는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문제는 그 시도가 삽량문화축전에 그쳤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바라볼 때 박제상 공이나 삼장수, 김서현 장군은 소위 ‘전국구 스타’는 아니다. 이름을 들었을 때 곧바로 양산을 떠올릴 정도의 직관성을 갖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박제상 공은 전국구로 볼 수 있지만 울산시가 이미 대부분 문화 콘텐츠를 선점한 상태다. 그렇다면 양산시가 이들 인물에 대한 홍보를 통한 대중성 높이기에 적극 나섰어야 하는데, 실상은 미미했다. 양산의 인물과 역사, 문화가 ‘축전’이라는 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을 반복한 결과가 지금의 삽량문화축전 정체성 논란이다.

프로그램의 백화점식 나열에 대한 지적도 해마다 반복된다. 더욱이 문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양산에서 펼쳐지는 다른 축제들과 차별성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축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의 각종 시민ㆍ문화ㆍ사회단체의 참여를 독려하다 보니 일부 단체 회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적이 반복되는 이유는 10여년이 넘도록 축전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다. 삽량문화축전을 시민이 하나로 어우러져 먹고 마시며, 한바탕 신명 나게 노는 ‘시민 화합형 축제’로 갈 것인가, 양산을 넘어 경남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 축제’로 갈 것인가 하는 결론을 명확하게 짓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두 마리 토끼를 쫓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열린 삽량문화축전 추진위원회 회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지적과 함께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보고만 받는 형식적인 추진위원회 회의를 지양하고, 삽량문화축전의 실질인 변화를 위해 전문가 그룹 참여를 통한 핵심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김일권 위원장은 양산의 역사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삽량’이라는 명칭까지 모두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개편안을 마련하자고 제시했다.

삽량문화축전은 변화를 선택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퇴보’가 아닌 ‘진화’로 나가리라 기대한다. 덧붙여 축전추진위는 해마다 축전을 기획하면서 ‘나름의 변화’를 꾀했다. 민선 6기가 기획하고, 민선 7기가 집행하는 올해 삽량문화축전이 아닌 온전히 민선 7기가 꾸리는 삽량문화축전은 ‘나름의 변화’가 아닌 ‘완전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올해 축전이 끝난 뒤 자화자찬식 평가가 아닌 냉정한 분석과 반성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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