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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를 채우자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9월 04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하북면은 한때 제법 잘 나가던 관광지였다. 국내 삼보사찰 가운데 불지종가인 영축총림 통도사가 있고, 소금강이라 불리는 천성산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한 내원사의 존재만으로도 영남권에서는 경주 불국사에 이은 전통사찰 관광단지였다. 이런 이유로 전국에서 수학여행지 혹은 신혼여행지로 주목을 받았었다. 실제 1990년대 말까지 유료 관광객만 연간 수백만명 이상 찾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기세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유료 관광객이 102만명으로 100만명선에 겨우 턱걸이했지만, 2011년에는 99만8천명으로 줄었고, 2012년에는 92만명으로 떨어졌다. 

관광산업과 함께 지역경제의 한 축이었던 삼성SDI가 휘청거리면서 하북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울주군 삼남면에 있던 삼성SDI는 국내 최대 모니터 생산공장이었으나 산업 여건 변화로 브라운관 생산설비를 폐쇄하고, 인원 감축에 나서는 한편 공장 일부가 중국으로 이전하고 급기야 폐쇄되면서 하북면 지역경제는 급속히 활력을 잃었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 통도사나들목(IC)까지 이전하면서 지역 상권 쇠락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하북면 인구는 2000년대 초 1만2천여명을 훌쩍 넘었으나 지금은 9천여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인구 감소세도 뚜렷하다.

현실적으로 하북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방안 외에 뚜렷한 해법은 없다. 하북면 일대는 가지산도립공원과 통도사ㆍ내원사의 입지로 인해 대규모 공장이나 주거단지 개발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북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관광산업 활성화만이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양산시는 그동안 하북권 종합관광개발사업계획을 수립하고, 2012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하북스포츠파크 조성과 신평중앙길 가로경관개선, 솔향황토길 조성, 통도MTB파크 조성, 초산자전거도로 조성, 하북양산천 둘레길 조성, 삼수리 양산수변조각공원 조성 등 7개 단위 사업에 169억5천만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으로 기획됐다. 현재 대부분 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하북면은 지난 6월 통도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관광산업 부흥에 결정적인 호기를 맞았다. 여기에 더해 통도문화예술마을 조성에 내년 사업비 150억원을 확보하면서 통도사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북면 전체를 통도문화예술마을로 만들겠다는 사업의 핵심은 통도문화예술거리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통도문화예술거리에 청소년ㆍ예술인 창업지원, 문화놀이터, 커뮤니티 버스 운용, 아뜰리에 리모델링 등 7개 사업을 추진한다. 통도문화예술거리를 서울 인사동과 같은 테마거리로 조성하고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통도사 일대는 관광지로서 외형적 틀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껍데기에 걸맞은 알맹이가 없다면 그 열기는 금세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통도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통도문화예술거리가 완공됐지만 이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거리 경관은 잘 꾸미고, 주변 건물들도 잇따라 리모델링했지만 여전히 ‘문화예술거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상점이 곳곳에 있고, 특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없다. 통도사를 찾는 관광객이 구태여 발길을 통도문화예술거리로 돌릴 이유가 없는 셈이다.

통도문화예술마을 사업은 기존 통도문화예술거리 사업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알맹이를 채워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통도사의 세계유산 등재로 국내는 물론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민 사업으로 어렵게 찾은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번듯한 포장에 혹했다가 부실한 내용물에 실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하북면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양산시 전체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8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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