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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3월 26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최근 지자체마다 기존 읍ㆍ면 이름을 역사적 배경이나 지역 특성을 담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제가 추진한 이른바 ‘창지개명(創地改名)’으로 잃은 고유 명칭을 되살리거나, 지명을 바꿔 지역 브랜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 등으로 개명에 나서는 것이다. 

단순한 식별 기호가 아닌 지역 정체성을 담은 전략적인 지명 변경으로 관광객이 늘어났다거나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실제 효과로 나타난 사례가 많다. 지자체가 이름 바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명 변경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2007년 평창군 도암면이 대관령면으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시작으로, 2009년 정선군 동면은 화암동굴을 상징하는 화암면으로, 정선군 북면은 정선아리랑을 뜻하는 여량면으로 변경했다. 2009년 영월군 서면은 지형 특성을 살린 한반도면으로, 영월군 하동면은 김삿갓 김병연의 고장임을 알리는 김삿갓면으로 바꿨다. 2010년 포항시 대보면은 호랑이 꼬리를 상징하는 호미곳면으로 변경했다. 

2015년 울진군은 금강송 군락지가 유명한 서면을 금강송면으로, 매화로 유명한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이름을 각각 바꿨으며, 같은 해 고령군도 기존 고령읍을 옛 대가야국 역사를 이어받았다는 뜻에서 대가야읍으로 변경했다. 2016년 예천군은 효자 도시복으로 유명한 상리면을 효자면으로, 임금님에게 진상할 정도로 품질이 좋았던 곶감(은풍준시)을 생산하던 하리면을 은풍면으로 바꿨다.

지난해에는 광역시 자치구로는 처음으로 인천시 남구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청송군이 일제가 붙인 부동면을 주왕산면으로 개명했다.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가 붙인 지명을 바로잡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지자체마다 지명을 바꾸는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산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김일권 양산시장이 하북면을 ‘하북만세면’으로, 상북면을 ‘상북독립면’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북면은 1919년 3월 13일 통도사 스님을 중심으로 동부경남 최초의 만세운동이 일어나 이후 양산장터 만세운동은 물론 인근 언양과 밀양의 만세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북면은 의병장 서병희와 상해 임시정부 초대 재무차장 윤현진, 2.8독립선언의 주역인 김철수를 비롯한 걸출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지명에 담자는 주장이다.

상북면과 하북면은 얼핏 일제강점기 방위에 따라 붙인 이름 같지만, 조선시대 때부터 있던 지명이다. 디지털양산문화대전과 양산시지 등에 따르면 조선시대 양산 읍치(조선시대 지방 고을의 중심 공간)로부터 최북단에 있는 고을이라는 뜻으로 북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북면이 둘로 나뉘면서 변경됐다. 하지만 특색 없는 지명으로 인해 그동안 이름을 바꾸자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2014년과 2015년 읍ㆍ면ㆍ동 순회간담회에서 하북면이 지역 특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삼장수면’이나 ‘통도면’, ‘영축면’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지방자치법> 제4조 2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 또는 그 명칭이나 구역을 변경할 때는 관계 지방자치단체 의회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자체에 속한 읍ㆍ면ㆍ동 명칭은 조례 개정으로 바꿀 수 있는 뜻이다. 주민 의견만 모으면 손쉬운 일이기도 하다. 물론 명칭 변경에 따른 수십억원의 행정비용만 감당한다면 말이다.

다만 지명이 조례만 개정한다고 해서 모두 변경 가능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영주시는 단산면 명칭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려다 실패했다. 당시 단양군이 소백산이라는 고유명사를 독점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법정 다툼까지 이어졌고, 대법원판결까지 가서 끝내 무산됐다. 양양군이 추진한 서면의 대청봉면 변경도 마찬가지 이유로 무산되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양산시 하북만세면과 상북독립면에 대한 여론의 향방은 나쁘지 않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굳이 특색 없는 지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과연 하북면과 상북면의 이름을 바꿀 수 있을까? 지역 주민의 뜻을 모아야 할 때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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