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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가 던진 질문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4월 09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봄이다. 꽃이 핀다. 바람도 제법 따듯하다. 햇볕 좋은 공원에서 유치원 원복을 맞춰 입은 대여섯쯤 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선생님을 따라 줄지어 걸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다. 일상에 치여 무심코 지나가는 작은 풍경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신기한 새로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 어른의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가 호기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글은 본 것도 같다. 그러다 문득 우리는 너무 어른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 전 SNS에서 화제가 됐던 글이 있다. 11살 동화작가 전이수 군이 쓴 ‘우태의 눈물’이라는 일기다. 전문을 소개한다.

11월 19일. 내 동생 우태가 태어난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1시간 거리에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사실은 내가 더 기다렸다.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우태가 2년 전에 먹고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일날까지 기다렸다가 가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가슴이 부풀어 있던지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이 나 있었다. 나도 또한 그랬다.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우태랑 나는 마구 달려서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근데 어떤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됐다. 꿈쩍도 않고 서 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 그래서 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 했더니, 누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는 노키즈존이야”, “그게 뭐예요?” 하니까 “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는 뜻이야” 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 그 누나는 화가 난 채로 다시 말했다.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태는 실망한 얼굴로 조금씩 발을 옮기고 있는데 문밖을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엄마가 와서 우태를 보았다. “우리는 못 들어가는 식당이래” 했더니 엄마가 “예전엔 다 같이 왔었는데 그럴 리 없어” 한다. 엄마도 한참 들어갔다 나와서 “안 되겠다. 우리 다른 데 가자! 우태야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 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하고 말했다.

난 안다. 엄마의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태의 슬픔은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프게 했다.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하고 울었다.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 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빠에게 물어보는 아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 -이수 생각-

노키즈존은 언제나 뜨거운 논란이다.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하다.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 어느 쪽 주장에 손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두 쪽의 입장이 모두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노키즈존은 철저하게 어른의 시선이라는 점이다. 모든 일에는 당사자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당사자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작 당사자를 배제한 채 해법을 찾으려 한다. 아이의 눈으로 본 노키즈존에 대한 생각을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가 수많은 갈등과 혐오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찾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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