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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지역언론 패싱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28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지역언론이 생산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예 존재감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포털을 통해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지만, 유독 지역언론은 외면당하고 있다. 이른바 ‘지역언론 패싱’이다. 

네이버 PC 서비스의 경우 부산일보, 강원일보, 매일신문과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고, 뉴스스탠드에서는 34개 지역언론이 제휴돼 있지만, 모바일 콘텐츠 제휴를 맺은 지역언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지역언론 기사는 노출되지 않는다. 지역언론 입장에서 네이버 모바일 제휴는 ‘난공불락의 성’으로 불릴 정도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이 지난해 시행한 제23회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이용률은 2011년 36.7%에서 약 2.4배 증가한 86.7%로 조사됐다. 또한 메신저 서비스 이용률도 지난해 66.2%에서 올해 81.9%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고정형 미디어인 텔레비전은 2011년 97.6%에서 2018년 93.1%로, PC를 통한 인터넷 이용률 같은 기간 64.7%에서 45.4%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미디어별 뉴스 이용률에서도 나타났다. 모바일은 2011년 19.5%에서 2018년 80.8%로 4배로 증가했지만 PC의 경우 2011년 51.5%에서 31.7%로 하락했다. 메신저 서비스와 SNS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지난해보다 각각 5.2%, 1.9% 상승했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모바일로 뉴스를 접하는 현실에서 국내 포털의 지역언론 홀대는 심각한 여론 왜곡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현재 전통적인 언론 역할이 축소하고, 포털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사실상 포털이 뉴스 배급망을 장악하고, 언론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포털은 자신들은 언론이 아니어서 공익적 책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포털은 뉴스 생산에 필요한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들이지 않고, 뉴스를 이용해 손쉽게 돈을 벌고 있지만 비난받지 않는 구조인 것이다.

포털의 중앙언론 제휴사 중심 뉴스 노출은 중앙언론과 지역언론 간 형평성 문제도 불러온다. 본지는 지난해 7월 포털사이트 다음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다음은 네이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언론과 제휴를 맺고 있다. 내용은 에덴밸리 리조트에 개장한 루지 관련 기사가 ‘광고’로 판단되며, 적절한 해명이 없을 경우 제휴사 벌점을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본지로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 지역민의 관심이 컸던 루지를 취재하기 위해 담당기자가 자비로 다녀온 터였다. 에덴밸리로부터 취재 협조나 광고라도 받았다면 덜 억울했을 것이다. 문제는 중앙언론이 생산한 같은 내용의 기사는 버젓이 포털 메인에 걸려있다는 점이다.

중앙에 거의 모든 국가시스템이 몰려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서울에서 발생하는 뉴스가 상대적으로 가치가 더 있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포털의 뉴스 유통구조는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포털에서는 볼 수 있는 지역 뉴스는 대형사고나 엽기적인 사건 등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지역언론이 취재한 기사가 아닌, 그것을 다시 취재한 중앙언론의 기사만 볼 수 있다. 염연히 중앙과 지역의 시각과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국민에게 지나치게 중앙의 시각과 입장만 노출해 여론 형성의 불균형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예상해보자. 양산시민은 양산지역 출마자 관련 뉴스보다 유력 정치인이 출마하는 서울 특정 지역 뉴스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심지어 포털 메인에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건의 기사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일명 ‘네이버-지역 언론 상생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뉴스서비스 사업자가 이용자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언론 기사를 일정 비율 이상 게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양한 국민 의견이 모여야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온전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이뤄낼 수 있다. 지역언론은 지역민의 여론을 결집해 목소리를 내는 가장 중요한 주체다. 거창한 담론을 뒤로하고서라도 무엇보다 국민의 절반이 지역에 살고 있다. 포털이 지역언론을 배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또 있을까?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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