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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시행 그 후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7월 30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해마다 수백명의 무고한 사람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다. 원인은 ‘음주운전’이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서 11만건이 넘는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해마다 평균 2만2천여건, 하루 60여건에 달하는 수치다. 이 기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2천800여명, 부상자는 20만명이 넘었다. 해마다 560여명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지난해 9월 군 복무 도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윤창호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윤 씨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건널목에서 친구와 함께 서 있다가 갑자기 달려든 차량에 부딪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윤 씨는 결국 사고 발생 46일 만인 11월 29일 세상을 떠났다. 사고 직후 멀쩡히 걸어 나온 가해자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8%. 본인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만취 상태였다.

이 사건은 가해자에 대한 공분과 함께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왔고, 윤 씨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법 개정에 이르렀다. 이른바 ‘윤창호법’이다. 윤창호법의 핵심은 음주치사 형량 강화(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제1 윤창호법)와 음주운전 기준 강화(도로교통법, 제2 윤창호법)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고,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음주운전 기준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는 최저 혈중알코올농도도 기존 0.05%에서 0.03%로 강화했다. 벌칙 수준도 ‘징역 6개월 이하,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징역 1년 이하, 벌금 500만원 이하’로 높아졌다. 면허취소 기준은 현행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혈중알코올농도 0.08~0.2%는 징역 1~2년 또는 벌금 500만~1천만원, 0.2% 이상은 징역 2~5년, 벌금 1천만~2천만원의 벌칙을 부과한다.

지난해 12월 18일 시행에 들어간 ‘제1 윤창호법’과 지난달 25일 시행에 들어간 ‘제2 윤창호법’은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 기준으로 술 종류와 관계없이 단 한 잔이라도 마시면 적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술자리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일찍 끝내는 등 과음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과음할 경우 다음날 출근길에 운전대를 잡는 것 역시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체질, 몸무게, 안주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70kg 성인 남성 기준으로 소주 한 병을 마신 뒤 알코올이 분해되려면 최소 6시간(혈중알코올농도 0.047%), 완전히 분해되려면 10시간 이상(혈중알코올농도 0%)을 쉬어야 한다고 한다.

한 대리운전 업체에 따르면 제2 윤창호법 시행 이후 대리운전 호출 건수는 법 시행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아침 호출도 85% 증가했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단속되는 ‘숙취운전’ 적발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창호법 시행으로 인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역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대폭 줄고 있다. 양산에서도 올해 상반기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9건에서 96건으로 43.1% 줄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양산지역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890건으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 328건보다 171.3%나 급증했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많은 운전자가 윤창호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울러 음주운전 방조도 죄다. 검찰과 경찰은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열쇠)을 제공한 사람, 음주운전을 권유ㆍ독려ㆍ공모해 함께 탄 사람, 피용자 등 지휘ㆍ감독 관계에 있는 사람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사람, 음주운전을 예상하면서 술을 제공한 사람 등을 음주운전 방조 입건 대상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술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타는 정도가 많을수록 음주운전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한 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560명. 더 이상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지 않기를 소망한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19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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