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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전쟁이 끝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20년 02월 04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지만, 요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고 있자니 회의감이 든다. 본지도 언론의 범주에 속한 입장에서 우리는 잘하고 있노라는 뜻은 아니다. 언론의 존재 가치가 가장 빛날 때는 날카로운 비판 기능이 살아 있을 때다. 속된 말로 ‘깔’ 때 존재감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까는 것도 잘 까야 한다. 그래야만 언론이 추구하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부조리를 바로잡을 수 있다. 독자 혹은 시청자들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아직은 우리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비판은 온데간데없고, 비난만 난무한다. 떡밥(?)이 던져지면 네 편, 내 편으로 나눠 서로 물어뜯기 바쁘다. 혹자는 이를 두고 언론사의 논조(論調)라고 하지만, 논조라는 고상한 단어로 포장하기에는 관점도 없고, 일관성도 없다. 단지 의도성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지구촌 전체가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세계 각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보냈다. 국내 감염 방지를 위해 우한에서 돌아온 자국민을 미국은 비행기 격납고에, 일본은 자택에, 호주는 섬에 일정 기간 격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에 달린 최고의 댓글은 저 중 하나만 우리가 했어도 ○○일보 “방역은 셀프로 하세요”, ○○○신문 “국민이 짐짝? 격납고 격리에 인권은 어디에”, ○○○뉴스 “우리는 섬에 버려졌다”라는 기사 제목이 붙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해당 댓글은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줬고 공감을 받았지만, 단지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기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언론 보도에서 본질은 없고, 현상에 대한 비난만 있다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전세기를 띄웠다. 그리고 돌아온 국민을 임시 숙소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나눠 2주간 격리 수용하기로 하자 해당 지역에서 반발이 나왔다. 물론 반대 의견은 당연히 보도해야 할 가치가 있지만, 문제는 일부 언론에서 그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그것이 마치 해당 지역 대다수 의견으로 보이게끔 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진천, 아산에 대한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과 갈등만 불어왔다. 언론이 사회 문제에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저 지역 혐오와 편 가르기만 부추긴 것이다.

정치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편승해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으로 비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대처를 잘하면 정부와 여당에, 그렇지 못하면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를 놓고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중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고 국민 요구가 큰 데도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 폐렴’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중국 눈치 보기라는 논리로 공격하고 있다. 정부가 대처를 완벽하게 잘하고 있다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점에서 신종 바이러스 명칭 따위가 정부 혹은 여당과 야당이 논쟁을 벌일 만큼 중요한 문제일까?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고,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야가 서로 협조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새로운 전염병마저 정쟁 도구로 이용하는 모습에서 정치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인류는 새로운 전염병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공동의 적이 출현하면 사이가 좋든 나쁘든 일단 힘을 모아 이기고 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아무리 사이가 안 좋더라도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고 노회찬 의원의 말처럼 말이다.

전쟁사를 살펴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 중 정치가 개입하면 반드시 패배했다. 전쟁에 나설 장수를 뽑았으면 전장은 장수에게 맡겨두고, 정치는 뒤에서 승리를 위해 지원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뒤집어 말하면 정치는 전쟁이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새로운 전염병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 우리 언론과 정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20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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