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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거면 제대로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20년 04월 13일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1일부터 가맹점에 대한 광고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면서 반발을 샀다.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늘어나는 정률제는 금액 제한이 있는 정액제보다 가맹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ㆍ합병하기로 발표한 이후 ‘게르만 민족’, ‘배신의 민족’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독과점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배달앱 업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 민족과 함께 국내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회사다.

배달의 민족 수수료 제도 개편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서면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이 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라고 규정하고, 배달의 민족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따가운 여론을 견디지 못한 배달의 민족은 결국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이 지사는 “원상복구에 대한 언급은 없이 또 다른 이용료 체제 개편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체제 개편으로 인한 이익 증가(이용자 부담 증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반발 모면을 위한 임시조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직접 공공배달앱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정치권과 각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공공배달앱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선, 양산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공공배달앱 개발을 공약했다. 미래통합당 윤영석 후보 역시 범어신도시 소상공인들과 간담회에서 공공배달앱 개발을 약속했다. 양산시 역시 공공배달앱 개발에 나섰다. 민간 배달앱에서는 사용이 불편한 ‘양산사랑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과 시범 운영 등 단계별 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일단 시민과 소상공인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소상공인은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용자는 이른바 ‘착한 소비’를 한다는 뿌듯함과 함께 지자체가 주는 각종 혜택을 기대해봄직 한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공공배달앱의 성패는 결국 개발이 아닌 서비스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앱 개발이 전부가 아니라 급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이 필수적인데, 공공 부문에서 민간 영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또한, 초기 앱 개발 비용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이용자가 늘고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수수료를 인상할 수 없는 공공배달앱 특성상 자체 수익 구조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기 반짝 인기를 끌었다가 이내 소비자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그동안 공공성을 강조하며 민간 영역의 앱을 만들었다가 제대로 유지ㆍ관리하지 못한 공공앱들이 슬그머니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혈세 낭비 논란만 불러왔다. 초기 반짝 성과를 냈다가도 비용 문제로 서비스를 이어가지 못해 문을 닫은 경우도 많았다. 소비자와 신속한 소통이 필수인 사업 영역에서 공공 부문은 민간 사업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사결정도 느리고 담당자도 자주 바뀌는 공공 부문 특유의 조직구조는 이러한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고 야심 차게 도입했던 제로페이 역시 결과는 신통치 않다. 사실상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공공 부문은 민간 사업자와 직접 경쟁을 하기보다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시장 독과점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줄여나가는 데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계속해서 불거졌지만, 정치권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너도나도 공공배달앱 추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선거철임을 실감한다. 다만, 공공배달앱을 개발하든, 민간 사업자 수수료 산정에 개입하든 인기를 얻기 위한 반짝 공약이 아니기를 바란다. 할 거면 제대로 하시라.
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입력 : 2020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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