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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보다 ‘왜?’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07일
 
↑↑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 양산시민신문  
최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다녀왔다. 많은 부분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 정책방향 등 ‘어떻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학교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교과목을 배우며 어떻게 정답을 구하고, 우열을 가리는지 배웠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어떻게 일을 해결하며 어떻게 이겨 자리를 차지하고, 어떻게 소득을 늘리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비하나 등에 길들여졌다. 이렇듯 우리 삶은 ‘어떻게’의 연속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환경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이유를 묻고 있다. 포스트휴먼(post-human) 시대에 인간의 고유한 존재 이유를 다시 묻고, 로봇과 공생을 위한 윤리학 재정립이라는 숙제를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정답이 아닌)을 찾는 과정에서 방법의 ‘어떻게’도 중요하지만, 근본을 되짚는 사유와 성찰의 ‘왜’란 물음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전자의 ‘어떻게’나 후자의 ‘왜’란 단어는 물음이다. 삶에 내재한 모름이란 것에 물음을 통해 해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방법론의 완성에는 ‘왜 사는가’라는 의문 없이는 불가능한 ‘부즉불리(不卽不離)’ 관계 속에 놓여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삶의 대부분은 ‘어떻게’라는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왜’라는 의문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많은 고통과 갈등이 반복됐다. 나의 개인사도 돌아보면 ‘왜’와 ‘어떻게’가 뒤바뀌어 혼돈의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왜’ 해야 하는지 구체적 물음을 거치지 않고 ‘어떻게’라는 방법에만 집착한 시행착오의 연속인 것이다.

얼마 전 신도시 한 초등학교 앞을 지났다. 학교 정문 앞 양쪽에 노란 학원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고, 아이들이 나오자 이내 차를 타고 일사불란하게 흩어진다. 방금 학업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이 다시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움직인다. 아마 그 현장이 끝나면 또 다른 현장으로 또 움직일 듯했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학교 앞 흔한 풍경을 괜스레 나만 심각한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나만 답답해 보였나 고민했다.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학부모 상황도, 아이들 상황도 가히 좋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만을 위해 쫓고 있는 현상에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라는 깊은 혼돈 속에 자리를 쉬이 떠나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답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경우의 수를 늘리기 위한 배움이라 하더라도 쉴 틈, 생각할 틈을 주면 안 될까? 다양한 삶의 채널이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왜’라는 문제 제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생각해보는 기회 말이다.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100년도 훨씬 전에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확실한 지식의 획득 가능성을 논증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생각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어린아이라도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쉼을 주면 어떨까, 세상의 다양한 현상에 ‘왜 그럴까’ 생각해 볼 여유를 주면 어떨까?

‘어떻게’는 무엇이 있는 존재의 상태나 정황을 나타내는 것인데, 나무로 비유하면 가지와 줄기같이 다양한 채널과 의식을 담고 있는 것으로 기술이고, 방법이며, 선택의 대상이다. 반면, ‘왜’는 무엇이 있는 원인을 묻는 것인데 나무의 뿌리같이 존재 근거이고, 성립 조건이며, 그렇게 돼야 하는 까닭이다.

바쁜 5월이다. ‘왜’를 통해 삶의 여러 현상에 대한 진지한 의미의 되새김질이 필요한 때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19년 05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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