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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이야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20년 12월 15일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양산시민신문  
모두가 ‘코로나, 코로나’하고 있으니 잠시 벗어나 우리 민속 이야기 좀 해보자. 오는 21일이 동지(冬至)다. 동지는 한 해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데, 우리가 사는 지구의 북반구에서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는 태양이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도(태양이 도는 궤도, 실제로는 지구가 돈다)의 춘분점을 기준으로 270도 지점에 있을 때다. 해마다 12월 22일 무렵인데 간혹 21일, 매우 드물게 23일이 되는 해도 있다. 이것은 지구 공전 주기가 딱 떨어지는 365일이 아닌 365.2422일이며, 또 4년마다 날 수가 하루 더 많은 윤년이 있기 때문이다.

동지를 ‘작은 설’ 또는 ‘아세’(亞歲)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짧아지기만 하던 낮(해) 길이가 이날을 반환점으로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고대 농경 본위 사회에서 태양의 부활, 즉 새해의 시작으로 여겼던 관습의 소산이다. 고려 말까지 사용한 당나라 역법인 선명력은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하는데, 이는 곧 동지를 새해 첫날, 설로 삼았다는 말이 된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동지를 설로 여겼던 옛 풍습에서 나온 말이다.

서양에서도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이라 해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고대 로마에서는 12월 하순에 농업의 신 새턴(Saturn)을 기리는 농신제를 지냈는데, 특히 25일을 동지 뒤 태양의 부활일로 축하했다고 한다. 현대에 이날을 예수의 탄생일(크리스마스)로 축하하는 것은 고대 동지 축제 관습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 예수의 실제 탄생일은 알 수가 없다.

동지에는 동지책력, 동지첨치(添齒), 동지천신, 동지부적, 동지헌말(獻襪), 동지팥죽 등 많은 풍습과 속신이 있는데, 여기서는 동지팥죽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하자.

동짓날에는 팥죽을 쒀 먹는데, 찹쌀로 새알 모양 심을 만들어 죽에 넣어서 쑨다. 이 새알심은 자기 나이 수만큼 먹는데, 아이들은 나이를 빨리 먹고 싶어서 일찍 드는 애동지를 기다리고, 나이 먹는 것이 달갑지 않은 노인들은 늦게 드는 노동지를 바랐다.

참고로 동지가 동짓달(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아이)동지, 중순에 들면 중(中)동지, 하순에 들면 노(老)동지라고 한다. 올해 동지는 12월 21일, 음력으로 11월 7일이므로 애동지가 된다.

우리 민속에서는 팥의 붉은색이 집안 잡귀를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에 동지팥죽을 쑤면 먼저 사당에 올려 천신(薦新)한 뒤에, 방과 마루, 장독대, 우물 등에 한 그릇씩 놓아두고, 대문이나 담장, 부엌, 마당 등 곳곳에 뿌리고 나서 먹었다. 마을 어귀 고목과 물레방아에도 뿌렸다.

동지팥죽 유래에 대해서는 6세기에 편찬한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공공씨(共工氏)에게 고약한 아들이 있어 동짓날에 죽은 뒤에 여귀(厲鬼)가 되었는데, 그는 붉은 팥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그를 물리쳤다”고 나온다.

그러나 팥죽은 본디 귀신을 물리치는 음식이라 제사에 써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있고, 영조 임금은 공공씨 이야기가 너무 정도에 어긋난다고 해 문에 팥죽을 뿌리는 것을 금한 적도 있다.

지역에 따라 팥죽에 대한 관습과 속신도 많다. 예를 들면, ‘동지에 팥죽을 쒀 먹지 않으면 쉬이 늙으며 잔병치레를 하고 잡귀가 붙는다’, ‘동지팥죽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해서 일꾼들은 이날 팥죽 아홉 그릇을 먹고 나무 아홉 짐을 진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데, 이것은 귀신을 쫓는 팥죽의 위력이 집안 어린아이에게도 미쳐 탈이 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초상집에는 팥죽을 쒀 보내는데 이는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다’, 또는 이와 반대로 ‘초상집에서 팥죽을 쑤면 귀신(망자의 혼령)이 싫어하기 때문에 팥죽 대신 녹두죽을 쒀 빈소에 차린다’, ‘동지의 절식으로는 팥죽 외에 냉면, 신선로, 동치미, 수정과 등을 먹는다’ 등등이다.

옛사람들은 지키는 것도 참 많았다. 혹시 우리 독자들이 이번 동짓날 팥죽을 드시게 되면 위의 이야기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맛있게만 먹고 볼 일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20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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