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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권위가 죽어버린 사회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20년 09월 08일
 
↑↑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 양산시민신문  
요즘 초등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장래희망은 무엇일까? 최근 조사를 보면 1위는 운동선수, 2위는 교사, 3위가 놀랍게도 유튜버다. 그리고 의사, 요리사, 프로게이머, 경찰관, 법률전문가, 가수, 뷰티 디자이너 순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10위권 안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50대 시각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실이다. 어떻게 유튜버와 프로게이머, 뷰티 디자이너가 선망직업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지금 세상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땐 대통령이 부동의 1위였다. 그리고 국회의원과 법률전문가, 군인, 의사, 경영인, 성직자, 언론인, 기술자, 교사 등이 선망 직업에 오르내렸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상위권이어야 이런 직업군을 선택할 수 있었고, 똑똑하고 능력이 탁월해야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이 돼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한다고 굳게 믿었다. 이들은 성공한 사람의 표본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다. 우리 사회는 이들에 대한 신뢰가 컸고, 이들이 부와 권력과 명예를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신뢰가 하나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먼저, 최고 선망 대상이었던 대통령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군인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은 어느새 부정부패의 아이콘이 됐다. 검찰과 경찰은 권력의 시녀로 인식됐고, 판사들도 역시 국민의 신망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교사들 역시 교육자로서 권위는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세상의 아픔을 보듬어준다는 종교인들은 어느새 기득권의 한 자리를 차지했으며, 국민은 더 이상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않게 됐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의사들에 대한 신뢰도 이번 의료진들의 진료 거부 사태로 인해 패대기쳐져 버렸다.

이는 여러 조사와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들 직업 뒤에 ‘쓰레기’라는 뜻의 ‘~레기’나 혐오와 비하의 뜻을 담은 ‘개’를 붙여 이들을 부른다. 그래서 ‘기레기, 검레기, 판레기, 목레기, 의레기, 국개의원’ 등의 신조어가 생겼고, 이들 용어가 점점 일반화돼 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직업 선망도가 떨어지고, 국민 신뢰가 바닥을 쳐도 이들이 우리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는 곧 위기를 맞게 될 것이며, 공멸하게 될 것이다. 사실 지금은 엄청난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망하지 않을 대비를 해야 하고, 더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 이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이들 직업군은 대부분 대체불가 수준의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고, 견제 장치가 미흡한 게 특징이다.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이들 집단이 더 이상 고인물이 되지 않도록 선발 과정을 다양화해야 하며, 긍정적인 경쟁이 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 인재에 대한 의식이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인재라고 생각했고, 이런 사람들을 우대하는 사회적인 장치로 이들을 선발했다. 우리 속담에 ‘될성 싶은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이 떡잎을 지적 능력만을 우선한 것이다. 사람의 능력이 어찌 지적 능력에만 한정할 수 있겠는가? 사람에겐 참 다양한 능력이 있고, 이 능력이 떡잎부터 보일 수도 있지만, 다 자라서도 발휘될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이런 다양한 능력을 외면해왔고 또 그것을 발휘할 기회마저 제한해 왔다. 이제는 지적 능력과 인성 그리고 전문적인 능력과 사회적인 경험과 평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새로운 의식과 또 이들이 사회적 지도층이 될 수 있도록 문호를 더욱 넓히는 것이다.

셋째는 자기 개혁이다. 이것은 현재 지도층을 이루고 있는 이들이 생존의 위험을 느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직업이 자기 능력과 가치를 담보해주는 시대가 아니다.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고, 입증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젠 성역이 없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권위 역시 새로워져야 한다. 지금 시대의 권위는 ‘다움’에서 주어진다. ‘정치인답다, 종교인답다, 법률가답다, 언론인답다, 경제인답다, 의료인답다’ 권위는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신뢰를 얻고자 각고의 노력을 해야 겨우 주어지는 것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mail@ysnews.co.kr입력 : 2020년 09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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