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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전환기의 자동차부품산업..
오피니언

전환기의 자동차부품산업

홈페이지 담당자 기자 119@dkbsoft.com 입력 2023/11/07 09:55 수정 2023.11.07 09:55

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684만5천대를 판매해 1위 도요타 1천48만3천대, 2위 폭스바겐 848만1천대에 이어 글로벌 3위가 됐다. 이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한겨레신문, 20233.15.). 그렇지만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 내구 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종합 점수 1위를 차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품질이 매우 좋아진 것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본다. 내구 품질조사란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후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2023.02.10.).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된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자동차그룹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필자 견해가 합리적임을 뒷받침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365만7천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0.9%가 증가해 글로벌 3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시장에서 선전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10.3%보다 0.3%P 오른 10.6%를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 포드, 스텔란티스가 모두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는 두드러진 성과라고 볼 수 있는데, 인플레이션 감축법 실시가 불러온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11.4%P나 증가한 것은 특히 놀라운 결과에 해당한다(뉴데일리경제, 2023.07.30.).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은 질적 측면에서도 나타나는데, 친환경ㆍ고부가차량 판매가 늘면서 2분기 글로벌 판매에서 SUV와 제네시스 같은 고수익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58.7%에 이르고 있다(서울경제, 2023.07.27.). 그 덕택에 영업이익률이 무려 11.2%에 이르는데, 이는 글로벌 메이커 기준 1위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13%보다 못하지만, 2위 BMW그룹 11.3%(전망치)와 거의 차이가 없으며, 4위 도요타 10.6%보다 높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에 해당한다(매일경제, 2023.08.11).

그런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역대급 실적과 대조적으로 필자는 자동차부품산업이 호황이라는 말보다는 위축되고 있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자동차 판매가 잘되면 관련 부품산업 실적도 좋아지는 게 상식이지만, 필자는 오히려 자동차부품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 이에 대해 현지 부품 조달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 올해 1~7월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P 줄었다고 한다. 현지 부품 조달이 늘면서 국내 부품사 수출이 줄었다는 것이다(전자신문, 2023.09.12.).

이런 측면도 있겠지만 필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더 근본적인 이유라고 본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엔진, 구동ㆍ전달, 전장과 같은 전환 대상이 되는 자동차부품업계의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본다. 전기자동차로 100% 전환 시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총 3만여개 부품 중 약 37%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보다 빨리 전기자동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관련 부품 업계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상당히 많은 자동차부품업체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상당수 자동차부품업계의 운명이 엇갈리는 전환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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