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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기철 시인과 책 숲 산책(散冊)-70] 누구도 훔쳐 ..
오피니언

[이기철 시인과 책 숲 산책(散冊)-70] 누구도 훔쳐 가지 마라

홈페이지 담당자 기자 119@dkbsoft.com 입력 2024/01/11 10:14 수정 2024.01.11 10:14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김병연

이기철
시인
‘문화유산을 둘러싼 세계사’란 부제(副題)답게 이 책은 흥미진진했다. 항상 우리는 평화를 원하면서 약탈과 수탈에 관한 관종 심리가 있으니깐 말이다. 폭력은 결단코 싫다 하면서도 은근히 즐기는 쾌락이 그 반증(反證)이다. 누구나 다 안다고 하는, ‘모나리자’. 루브르박물관에 걸려있는 이 그림은 모든 역사 한 장면 중심에 있다. 빛나는 것은 ‘모나리자’만 아니다. 상징으로서 그림을 데리고 온 것뿐이다. 훔친 사람과 찾으려는 사람, 말살과 몰살 중간 즈음에 해석하려 한 이들이 뒤섞여 이 글은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표지 그림은 과장된 듯 보이지만 현장을 명확히 설명하는 장면으로 적절하다. 어느 날, 루브르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레오나르도 빈센트 작품이다. 도둑들은 흰옷을 입고 있다. 사실은 주범과 공범을 합쳐 세 명이다. 주범(主犯)은 박물관 예술품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어쩌면 추리소설보다 가벼운 도둑질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사는 어떻게 해석되고 변질(變質)되는 가다. 이즘(ism)에 따라 움직이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모나리자를 훔친 사람은 프랑스에서는 ‘이탈리아의 돈키호테’였고, 본향에서는 ‘고마운 이탈리안’으로 불렸다.

이 사건에는 피카소도 소환됐고 카프카도 등장하고 에밀졸라, 드레퓌스도 등장한다.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가 겹친다. 클림트 작품 반환 소송을 그린 ‘우먼 인 골드’, 기록물 전담반 이야기를 다룬 ‘모뉴먼츠 맨’ 등.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책 표지.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생겼다. 무력 충돌 과정에서도 문화유산은 지키자는 협약. 우리나라도 1960년대 이미 도입했다. 하지만 없애고 지우는 일은 일상화된 듯하다.

아, 이 책 표지 이야기를 해야겠다.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1911년 9월 3일자 잡지, ‘라 도메니카 델코리에레’에 실린 삽화(揷畫)다. 그리고 모나리자 그림 크기는 직접 본 사람은 ‘에게?’ 한다.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를 처음 포스팅했을 때 남긴 댓글들, ‘모나리자 집은 액자’, 혹은 어느 건설업자가 지은 아파트 이름, ‘자이’. 농담인듯해도 모두 맞다. 그러면 우리 집은 어디인가?

이 책은 유의미했다는 점도 남겨둔다. 저자는 오랫동안 우리나라 문화재청에서 국외 문화재 환수 업무를 담당한 이다. 아래. 사전에서 찾아본 약탈 의미를 남겨둔다.

*반달리즘(Vandalism): 문화유산이나 예술, 공공시설, 자연경관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5세기 초, 로마를 침략해 예술품을 약탈ㆍ파괴했다고 잘못 알려진 ‘반달족(Vandals)’ 이름에서 유래. 1794년, 성직자 앙리 그레구아르가 프랑스 혁명 중 가톨릭교회 건축과 예술품을 파괴한 군중 행위를 반달족에게 비유하면서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됐다. 역사적으로 반달리즘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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