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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천성산이 아파서 스님이 절하고 있다`..
사회

`천성산이 아파서 스님이 절하고 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08/23 00:00 수정 2003.08.23 00:00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 3000배 기도로 반대농성
"건드려 놓고 나중에 후회할 수는 없잖아요"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의 노선 재검토를 요구하며 지난 2월과 3월, 38일 동안의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벌여 불교계를 비롯한 시민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정부로 하여금 노선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내원사 지율스님이 이번에는 3천배를 올리며 고속철도 관통 반대농성에 들어갔다.
 
고속철 노선재검토위가 기존노선과 대안노선을 대상으로 비교 검토를 했으나 건설교통부가 결국 기존 노선의 공사를 강행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고속철도가 천성산과 금정산을 관통할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해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시청 광장에서 고속철도의 천성산·금정산 관통을 반대하는 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무기한으로 하루 3천배를 올리기로 한 것이다.

`생명에게 사랑과 희망을 위한 3000배 기도`라는 화두를 걸고 단행하는 이번 농성은 단식농성 보다 훨씬 더 신체적 위험이 따른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말.
"두려워요. 지난 단식 때보다 더 두려워요"

두렵다고 하면서도 표정은 담담했다. 며칠이나 하실 거냐고 묻는 말에 "기약은 정하지 않았지만 우선 100일쯤을 계획한다"고 답했다.

"건드려 놓고 나중에 후회할 수는 없잖아요"라고 말하며 스님은 이 문제의 최종결정권은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민과 이해당사자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기존안으로 밀고 가는 것은 자연과 역사에 죄짓는 일이라는 논리다.

한편, 지율스님은 지난 3월 단식농성을 푼 뒤 내원사로 돌아가 `초록의 공명`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각계에 보내기도 하고 산사에서 `환경음악회`를 열기도 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천성산 보호운동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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