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삼성동] 문화유산의 보고 - `하북정마을`..
사회

[삼성동] 문화유산의 보고 - `하북정마을`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08/23 00:00 수정 2003.08.23 00:00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도 이 곳 출신

500여 년 전부터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읍내에서 북쪽에 있다하여 북(北)자와 밤나무, 잣나무 등의 정자나무가 많다하여 정(亭)자를 사용, 북정이라 했다는데 임진왜란 당시 하북정과 상북정을 분리하여 아래쪽에 위치하는 마을을 하북정이라 불렀다고 한다.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비교적 부유한 촌락이었으나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점차 예스러운 맛을 잃어가고 있다.
 
하북정 마을 뒷산으로 100여 미터 가파른 능선을 오르면 소나무 숲 속에 흔적이 뚜렷한 다섯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이 다섯 봉우리를 일러 오봉산(五峯山)이라 부르고 있다.
 
이 봉우리를 장군총(부부총)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시대 김서현 장군의 사위가 산성의 성주로서 백제군과 대치 중 전사하여 이곳에 묻혔다는 설과 함께 일제시대 도굴현장에서 갑옷과 투구가 출토되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또 달리 전해 오는 말로는 신라 성덕여왕과 관련된 것으로 성덕여왕이 만년에 양주(양산의 옛 이름)에 피신해 여생을 양주에서 보냈다는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일본의 동경박물관에 소장된 금관이 오봉산에서 출토되었다는 주장에 따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연전 일본 관광객들이 오봉산을 다녀가면서 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바 있다.
 
"몰라서 그렇지 이곳이 교과서에 실릴만한 역사의 보고입니다. 문화유산답사지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고요"
이 마을 토박이 정경영(62세)씨는 이 역사의 보고에 대한 문화재 당국의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우리 마을을 스쳐가는 저 고속도로가 만들어 질 때, 고분 3기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고도제한을 하고 있다지만 마구 들어서는 아파트나 빌라를 보면 또 얼마나 더 많은 문화재들이 훼손될지 걱정입니다" 이 마을 통장 문상훈(57세)씨 역시 이 마을과 관련된 역사적 가치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들 고분군은 1963년에 `사적 제93호`로 지정되었다.
 
그동안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 지역의 무덤들은 모두 관을 보관하는 돌방(석실)의 앞면이 트인 앞트기식굴방무덤(횡구식석실실분) 임이 밝혀졌다.

이들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 금제장식품을 비롯한 화려한 유물은 경주지방의 대형무덤에서 나온 유물들과 비슷해 무덤의 주인공은 신라의 중앙정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이거나 그 친족에 해당하는 인물로 추측된다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90년 발굴 당시 출토유물들을 직접 보았다는 문상훈 통장은 그 당시의 가슴 떨리던 감동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옛날에는 이 마을이 남자 기운이 센 곳이었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들이 많이 나는 곳이라는 말이지요." 역시 이 마을의 토박이라는 문상태(68세) 옹의 말이다. 이 말을 받아 문 통장이 거든다.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 마을에는 아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인근에서 일부러 이사까지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니까요…" 남아 선호사상이 지배하던 시절에 이 말이 꽤 주목을 받았겠다 싶다.


`고향의 봄` 이원수 생가
한편, `고향의 봄` `종달새` 등 동요와 동화집 `오월의 노래` `해와 같이 달과 같이` 등 주옥같은 아동문학 작품을 남긴 `이원수` 선생이 이곳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옛날에 이 마을에 서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 서당의 훈장이 이원수 선생의 부친이었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어요"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런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는 문상태 옹의 말이다.

양산시는 선생을 기리기 위해 사업비 40억원으로 선생의 생가 터와 인근 야산을 사들여 생가를 복원하고 선생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할 기념관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7월 착공, 오는 2007년 말 기념관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정동 근린공원을 이원수 공원으로 지정해 동상과 1만3000여평 규모의 고향의 봄 꽃동산을 조성, 노랫말에 나오는 북숭아나무, 살구나무, 진달래도 심기로 했다고 한다. 시가 개발키로 한 이원수 선생 생가일대의 북정고분군과 앞으로 들어설 예정인 박물관(유물 전시관)이 함께 어우러지면 이 일대가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문화관광지가 될 전망이어서 이 사업에 대한 이 마을 주민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