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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책과 더불어] 깜박이는 작은 포구에는 무슨 사연이…..
사회

[책과 더불어] 깜박이는 작은 포구에는 무슨 사연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08/30 00:00 수정 2003.08.30 00:00
방랑시인의 아름다운 기행 산문

온종일 여름 하루를 적시고 있는 저 비가 걷히면 더위도 마침내 한풀 꺾이리라.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책읽기도 한결 수월할 터. 고를 책이 어찌 한 두 권이랴만, 행여 여름휴가를 놓친 이들이 골라 봄직한 책을 소개한다.

불빛이 깜박이는 작은 포구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1982년에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가 당선된 후,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 아리랑> <서울세노야> <참 맑은 물살>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등과 기행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동화집 <아기 참새 찌꾸> <낙타풀의 사랑>등을 낸 ‘곽재구’시인의《…포구기행》은 시인이 전국 곳곳의 포구를 여행하며 포구의 정겨움과 삶의 다양한 흔적들을 더듬은 기행 산문집으로 <내가 사랑한 사람…>에 이은 두 번째 기행 산문집이다.

시인의 포구 나들이에는 멸치잡이배의 멸치들이 은회색으로 팔딱거리고, 갈매기들이 날아오르고, 저녁노을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방파제 끝의 등대가 따사롭게 켜진다. 또 그의 여행은 히치하이크하는 젊은이들이 동행하기도 하고, 개펄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섞이기도 하며, 주인만큼이나 순한 팥죽이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중간 중간 밀려오는 추억 역시 그의 여행에 깊이를 더한다. 거기 등장하는 육자배기 가락은 물론이고 곽재구 시인이 고른 아름다운 시들을 듣는 것도 이 여행의 또 다른 맛이다.

시인이 찾아간 작은 포구 마을은 화진, 선유도, 동화, 지세포, 어청도, 산천포, 정자항, 구만리, 인지리, 남동리, 순천만, 화포, 거차, 향일암, 회진, 왕포, 구시포, 사계포, 우도, 조천, 지심도, 장항, 상족포구, 어란포구 등이다. 여름 끝자락에 잠시 틈을 낼 수 있다면 이 책을 들고 시인의 발자취를 직접 따라가 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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