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지난 98년, 세계 최장의 연 2400시간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자아실현은 고사하고 가정과 가족, 건강을 돌볼 틈도 없이 직장에 얽매여 `일 벌레`로 살아온 한국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자는 것으로부터 주5일근무제를 제기하였다. 뼈빠지게 일만 하고 집은 하숙집이요, 그러다 잘못하면 다치는 것이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삶일진대, 자기 개발을 위한 투자,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가정, 여가와 문화생활, 이것이 빠진 인간의 삶이 얼마나 삭막하고 허망한 것이겠는가?
그러나 주5일근무제를 앞두고 재계는 마치 노동계가 주장하는 주5일법안을 통과시키면 당장에라도 기업들이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세계에서 휴일이 제일 많다고, 가장 적게 일하고 임금은 가장 많이 받는다고, 그래서 휴일을 하나 더 만드는 대신 임금을 깎자고 덤벼들었다.
도대체 임금삭감, 노동조건 후퇴로 이어지는 주5일근무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760만 중소ㆍ영세ㆍ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과 차별을 담보로 한 주5일근무가 과연 우리 노동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노동계 전체가 반대하고 사용자만 찬성하는 주5일근무가 과연 노사관계 선진화를 진정 앞당길 수 있다고 보는가?
이번에 국회에서 개악 처리된 주5일 관련 법안을 살펴보면, 우선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760만에 달하는 20인 미만업체 노동자의 주5일 도입 시기를 2011년 이후로 잡았다. 이는 우리 사회에 `주5일 아빠, 주6일 아빠`식의 상대적 박탈감을 남기는 심각한 문제이다. (참고로 주5일근무 시행시기는 ▲공공, 금융, 보험업종 및 1천명 이상 사업장은 2004년 7월1일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05년 7월1일부터 ▲100명 이상 사업장은 2006년 7월1일부터 ▲50명 이상 사업장은 2007년 7월1일부터 ▲20명 이상 사업장은 2008년 7월1일부터로 했으며 20인 미만 사업장은 2011년까지 대통령령으로 실시) 다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월평균 1.5일의 휴가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정치권은 묵살했으며, 여성 노동자의 생리휴가를 끝내 무급화 했다. 또한, 임금삭감과 휴일휴가수축소(1년 근무시 연월차 22개를 통합하여 15개로 축소), 연장ㆍ특근 근로시 할증률 25%축소, 연월차 휴가 사용촉구에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당 미지급 등 노동조건이 심각하게 후퇴되었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와 재계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공휴일을 2~4일 축소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계 전체가 결사적으로 반대했음에도 국회가 재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중소ㆍ영세ㆍ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희생시키고 노동조건을 대폭 후퇴시킨 개악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매우 분노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양산지역은 중소ㆍ영세ㆍ여성비정규직 노동자가 절대 다수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개악안 통과는 양산지역 노동조건을 크게 후퇴시킬 것에 다름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적당히 쉬고 여가도 즐기며 사는 삶, 이것이 우리 모두의 바램이며 행복한 삶의 기초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민주노총은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 근무의 햇살을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누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회를 통과한 법안의 독소조항 전면 무효화와 재개정, 단체협약을 통한 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근무제 실현을 위해 양산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