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전 서점에 가서 책장을 훑어보는데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으나 `에이, 저건 저학년 애들이나 보는거야,` 라고 생각하고는 그걸 사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엄마께서 어느새 그 책을 사고 계셨었다. `에이, 저 책을 왜 샀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군말하지 않고 그냥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사온 책들을 쭈욱 훑어보는데 내가 골랐던 책을 읽고 나니깐 왠지 마음에내키지 않는 책들만이 있었다. 그래서 밑지는 장사하는 셈 치고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루시시가 나오자 `이거 왠지 심상치 않은 걸-`하고 생각했는데 피피루까지 나오자 `아, 이거 그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작가다운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기발하기까지 한 `통조림에서나온 소인들`은 그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했고, 나는 몇십분이 지나 끝 장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어느날 루시시는 통조림을 따다가 믿을 수 없게도 그 안에서 걸리버 여행기에나 나올 법한 소인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숨긴다. 부모님 몰래 숨기느라 조금씩 거짓말을 하면서 부모님들은 루시시를 나쁘게 생각하며 오해를 하고 루시시는 장난꾸러기 오빠 피피루와 부모님 모두를 견제하느라 무척 힘이 든다. 그리고 루시시를 지켜보고 있던 피피루는 소인들의 정체를 결국 알게되고 루시시와 함께 소인들의 정체를 부모님께 숨긴다. 하지만 거짓은 언젠간 밝혀지는 법, 부모님들은 갑자기 불량학생?이 되어버린 루시시의 비밀을 캐기 위해 추리를 시작하고, 결국엔 소인들 중 하나가 다치면서 모두가 소인들의 정체를 알아버린다.
그리고 소인의 수술에 들어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여기까지가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의 줄거리이다. 용감한 대위, 유식한 박사,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요한……. 이들과 만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하던 `모범생`이던 루시시는 점점 바뀌면서 이해하지 못하던 자신의 `문제아` 오빠 피피루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왠지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내용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그게 정 위엔지에 만의 독특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나 자신을 달래며 아쉬움을 지웠다.
이어진 다른 편도 있나 뒷표지를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자주 검색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소인들의 이야기 말고도 시험에서 100점만 맞고 선생님말만 잘 들으면 된다는 모범생과 문제아 사이의 문제와 문제아들을 거꾸로 해석하기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섞어서 하나의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이야기를 만들어낸 정 위엔지에는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