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영화의 바다로 가자!
사회

영화의 바다로 가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0/04 00:00 수정 2003.10.04 00:00
부산국제영화제(PIFF)

최근에 통도환타지아에 자동차전용극장이 생겼다고는 하나 시내에 영화 상영관 하나 없는 양산. 그래서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서도 애써 부산이나 울산으로 나들이를 해야 하는 양산시민들에게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가 되려니…

"영화의 바다로 오세요"라는 슬로건으로 1996년에 시작된 PIFF-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로 8회째다. 8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명실상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고 젊은 시네키드들의 열광적인 지지로 영화제는 매회 마다 성공을 거두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한결 풍성해진 작품과 젊은 영화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상영되면서 어느 해보다 그 열기가 높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영화를 찾아본다는 것은 구불구불한 남포동 뒷골목을 거니는 것 마냥 어렵고 머리 아프다. 60개국 244편의 작품 중에서 취향과 시간을 두루 맞춰 딱 몇 작품을 고르는 것도 어렵고 무엇보다도 일반 관객들로서는 도대체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모르는 관계로 제 입맛에 맞는 작품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PIFF에 관심 있는 분들의 선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짧게나마 소개해 본다. 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엘리펀트 `구스 반 산트`감독의 작품인 [엘리펀트]는 미국의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져서 총기 난사사건의 대명사처럼 회자 되는 그때의 일을 감독은 일체의 감정을 배제하고 묵묵히 그려낸다. 그 침묵의 시선이 참혹했던 그날의 진상을 더욱 정밀하게 보여준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 영화로 거장의 반열에 조금 다가섰다.


 
선택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자유는 감옥이었다." 지난 1995년 석방된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씨의 말이다. 1951년부터 갇혀 있었던 김선명씨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 투옥된 정치범이다. 홍기선 감독은 비전향 장기수, 정치범으로서의 김선명이 아니라 양심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한 명의 인간에 대해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사상이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이념과 신념의 문제였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오사마 우리가 편안한 잠을 자는 동안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그 중에서도 억압 받는 여성들의 비가라 할만하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 만들어진 장편영화라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굿바이 레닌 영화제라 해도 `착한영화`를 만나는 기쁨을 무시할 수는 없을 터. 어머니를 위해 동독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거짓말을 하는 아들의 이야기로 동독판 [인생은 아름다워]라 부를 만하다. 착한 웃음과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그리고 간혹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이 엿보이는 어른을 위한 동화.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영화제를 찾을 계획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소개한 영화들은 모두 주목받고 있는 작품들이기에 이미 매진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네 작품 중 하나라도 예매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운아다. 하지만 영화 리뷰만 읽게 되었다고 실망하진 마시길, 현장에 가면 표를 살 수도 있고 당일 날 노력 여하에 따라 표 교환 같은 것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고 있는 작품 중에서 진주 같은 걸작이 숨어 있는 법이다. 그 발견은 이제 우리에게 달려있다.

시민기자 전건우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