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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럼] 이주 노동자들과 이웃되기..
사회

[칼럼] 이주 노동자들과 이웃되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0/18 00:00 수정 2003.10.18 00:00

언제부턴가 양산시외버스 터미널이며 대형마트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양산에 근무하는 이주노동자 만도 3000여명이 넘고 전국적으로는 40만명에 이르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를 이야기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문제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 될 수 있는지를 원칙적으로 고민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 축으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가장 큰 인권침해의 원인은 한국에 이주노동자 도입 정책의 문제에서 기인되었습니다. 70년대 전태일의 분신사건처럼 엄청난 장시간노동과 열악한 근로 환경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 되고 80년대 노동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저임금으로 장시간 3D업종에서 일할 한국인이 없어지면서 80년대말부터 이주노동자들을 도입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떤 사회적 합의나 장기적 전망도 없이 중소 제조업에 모자라는 인력을 메우기 위해 임시 방편으로 일본의 외국인력 도입 제도인 산업연수제도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아닌 중소기업체 대표들의 사조직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서 연수생을 도입하면서 입국 전부터 1000여만원이 넘는 송출경비를 수탈당하고 이로부터 수많은 인권침해가 발생하였습니다.

빚을 안고 찾아와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노동으로 3년간의 합법기간동안 이 송출경비를 갚기 위해 장시간노동을 마다하지 않다가 산재가 발생하고 빚에 눌려서 3년의 합법기간을 채우기도 전에 이탈을 하고 이탈하는 불법체류자 수가 계속 늘어나자 신분증압류와 월급 압류 등의 조처로 더욱 인권침해를 유발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돈을 많이 들여야만 연수생으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 노동경험이나 한국어 학습도 고려되지 않고 도입되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와 양심적인 시민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의 제도개선의 요구로 고용허가제가 입법화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많은 인권침해를 일으켜온 연수제도와 병행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았던 것은 중소기업협동중앙회측의 정치권 로비가 그 동안 얼마나 큰 것인지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주노동자가 한국의 중소제조업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이상 평등하고 인권침해가 없는 외국인력도입정책인 노동허가제가 정착되어야 하며 빠른 시일안에 연수제도는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의 외국인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로 인한 인권침해입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서방 영어권나라에 주눅 들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불쌍하지만 좀 막대해도 된다는 태도가 깊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과 더블어 살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오는 인권침해의 사례입니다. 타문화에 대한 존중과 평등보다는 불쌍하고 우리보다 약간은 못한 존재로 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의 문제입니다.

얼마 전 삼성병원을 방문했을 때 산재와 폭행을 당해 입원한 이주노동자가 6명이 넘게 있었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자 파키스탄 노동자가 있는 병실에서 "너의 음식에서 냄새가 나니 나가서 밥 먹어라"라고 한국환자분이 소리소리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파키스탄노동자는 한국에 온지 1년이 안되어 프레스에 손이 짖으게져 겨우 봉합하였으나 상태는 중상이었습니다. 한국에 왔으니 아무거나 먹지 이것저것 안 먹는다며 냄새나는 파키스탄 요리를 가지고 오냐며 면박을 주어 다른 문화로 이해하자고 설득하자 왜 한국인을 역차별하냐고 나서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도 외국에 나가면 김치가 먹고 싶듯 이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고통받는 것이 음식이며 우리 매운 음식에 익숙지 않아 많은 이주노동자가 가장 먼저 걸리는 병이 위장병입니다. 어떤 업체는 돈을 벌러 왔으면 한국법을 따라야 한다며 이슬람은 돼지고기와 술 섭취가 죄악인데도 이를 강요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어떤 사장님은 이주노동자가 은행업무도 모르고 돈을 헤프게 쓸까봐 걱정이 되어서 월급을 강제 적립시키고 통장을 보관한다며 너무도 당당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들은 한국실정에 어둡고 한국말에 익숙지 않아 도움이 필요한 이주노동자이지만, 우리가 산업화가 더 빠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문화를 업신여기거나 은행업무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로 인격까지 무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한국으로 일하러 온 이주노동자들을 우리의 좋은 이웃이자 친구로 받아 들인다면 우리의 삶이 더 다양하고 풍요로워 질 거라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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