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는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자신이 벗어놓은 모자가 있는 곳까지 돌아오면 그가 지나온 모든 땅을 그에게 준다는 제의에 따라 아침 일찍 일어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욕심을 부리다가 자신이 벗어 놓은 모자 앞에서 쓰러져 숨을 거두게 되고 결국 그에게 필요한 땅은 그의 시신을 누일 한 뙤기 땅 밖에 필요치 않게 된다는 얘기가 그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아파트는 몇 평이 적당한가?`로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의 주거 문화가 급격히 아파트로 변환하며 아파트 평수는 7평에서부터 120여 평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보통 서민들의 경우가 15평에서 32평 사이를 오가고 있고요. 이러한 아파트의 평수는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대단히 큰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주거형태는 입식주거형태와 좌식주거형태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아파트 평수가 큰 이유는 다소 복합적이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나라의 주거형태가 좌식과 입식이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소파 같은 경우는 입식문화인데 거실에 소파가 있어도 별도로 온돌처럼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야 될 공간이 필요한 거죠.
침실도 마찬가지로 침대가 있으되 이불 깔고 누워야 될 공간도 필요하고 침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돌생활에 필요한 많은 종류의 이불을 보관할 장롱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간이 비교적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주거환경의 면적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족의 유대와 면적사이에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심리학자에 따르면 아파트 평수가 약 40평을 넘으면 도시 핵가족의 경우 주거환경으로서 가족관계가 와해될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즉, 가족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건강이나 심리적인 상황이 가족 개인별로 소외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단칸방에 살고 비교적 좁은 집에 살 때는 누가 하루에 화장실을 몇 번 가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책을 읽는 지 등등 가족 간의 행위에 대하여 상당부분 공유하고 함께 걱정했던 부분들이 개인적인 일로 치부되어 버리고 가족 간의 관심이 멀어 진다는 것이지요. 제가 이 글을 적는 이유는 평수가 적은 곳에 사는 분들은 가족 간의 유대에 유리하므로 평수가 큰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평수가 큰 곳에 사는 분들은 공간으로 인하여 가족 간의 유대가 멀어지지 않도록 즉,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김용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