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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성근 인터뷰] 통일- 경제적 접근이 가장 쉬운 길..
사회

[문성근 인터뷰] 통일- 경제적 접근이 가장 쉬운 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0/25 00:00 수정 2003.10.25 00:00
학생들에게 현대사 교육 강화해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언론의 권력화

문성근- 여전히 식지 않은 그의 열정이 반갑고 고맙다. 막 강연을 끝내고 효암고 교장실에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 그를 만나 본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공신을 말하라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문성근을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으리라.

지난해 대선기간 중 노무현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문성근이 있었고, 노무현의 연설 들머리에는 언제나 문성근의 연설이 있었다. 모두가 노무현 흔들기에 나설 때, 모두가 노무현은 힘들다고 말할 때에 그는 애오라지 노무현 대통령을 노래했다.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을 맡아 모인 사람이 5명뿐이든지 5000명이든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변화와 개혁을 외치며 노무현 지키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물론 그는 이 작은 도시 양산에도 내려왔다. 시내를 한 바퀴 돌고 곧장 웅상읍으로 건너가 서창에서 덕계까지 걸어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한 사람 한사람의 손을 잡고 노무현과 더불어 세상을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마침내 그의 바람대로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하고 참여정부가 출범한 오늘, 그는 이제 대통령 노무현의 곁에 있지 않다. `문성근이 필경 한자리 꿰찰 거`라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지금 그의 본래의 자리인 영화배우와 방송인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그가 또 다시 양산을 찾았다. 효암고가 마련한 `청소년과 통일` 행사에 초청 연사로 온 것이다.
-오늘 통일을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말씀하셨는데?
"그렇습니다. 통일을 이념이나 관념으로 접근하면 어려워져요. 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득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죠.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한번도 직접 통일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동북아의 물류중심국가가 되자`고 했습니다. 이런 경제적 접근이 통일에 다가가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입니다."

`그렇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철도연결`이든지 `동북아물류중심국가`든지 다 남과 북에 `파이`를 안겨주는 일이니 어느 쪽에서도 마다할리 없겠다 싶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 권력기관화 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들이 계속해서 부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한 우리 사회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현대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왜 현대사를 멀리하고 있을까요?
"과거 정통성이 없던 정권이 현대사 교육을 막아왔기 때문입니다. 현실인식을 못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었죠. 거기에 언론이 한몫 거들고…"

그러면서 그는 전교조 교사 등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으로 현대사 교육을 하라고 주문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왜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현대사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양쪽의 견해를 다 가르치면 될 일 아닙니까. 판단은 받아들이는 쪽이 하도록 하고… 현대사는 안 된다는 논리는 당치도 않아요."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현대사를 외면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하는 그는 프랑스에서는 학교의 역사교육에 있어서 75%가 현대사라고 말한다.
이것이 곧 우민화 정책이란다. 우리가 현존하는 동시대의 역사를 모르게 하는 것은 시민들을 청맹과니로 만드는 일이라는 말로 들린다.
"다행히 현대사 관련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시민들은 이런 책들을 보고 스스로 깨닫고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자라나는 오늘의 우리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어떤 사회가 되었으면 좋을 런지요?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사람 살만한 사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남ㆍ북 문제에 앞서 남ㆍ남 갈등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것은 실상보다는 일부 언론이 일부러 부추기는 측면이 더 강하죠. 6.25의 상처, 냉전시대의 그 아픈 상처를 지금까지 후벼 파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반민족적이며 반국가적, 반사회적 행태입니다. 민족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앞을 향해 나가야 하는데 자꾸 과거를 들추어내는 것은 역사의 퇴행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단점도 잘 활용하면 장점이 될 수가 있어요. 어떤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갔으면 합니다. 세상에는 `없어져야 할 사람` `그저 그런 사람` `꼭 필요한 사람` `이웃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중에서 적어도 `없어져야 할 사람`의 부류에는 들지 말아야 하겠지요."

그는 얼마 전 자신과 명계남, 단병호씨 등을 `비국민`이라고 비하했던 `조선일보`를 가리켜`사악한`사람들`이라며 격렬히 비난한 바 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일각의 비판여론에 대해서도 "그것은 탈 권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전면적인 개혁을 하겠다며 출범한 정권을 이토록 흔들 수 있느냐고 흥분하기도 했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는데 곁에 있던 학교 관계자들이 조바심을 보인다. 아마도 학교에서 마련한 다음 일정이 있나 싶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욕심을 접고 서둘러 인터뷰를 끝냈다.

헤어져 떠나오자니 "민주공화국이 움직이려면 시민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런 시민활동조차도 정치활동으로 매도하면서 규제하려해서는 안 된다"고 한 그의 언젠가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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