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주변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 생겨난 일이었습니다. … 한반도 대화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통일은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한반도는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입니다. 통일은 청소년 여러분과도 직접적으로 관계된 일입니다."
문성근 씨는 과중한 국방비의 부담 등 분단으로 인해 우리가 치르고 있는 갖가지 어려움과 물질적인 부담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남ㆍ북화해가 가져다 줄 이점에 대해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했다. 청소년들도 통일은 남의 일이 아닌 자기의 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된다고 말했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더러는 강연에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연 내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 시간에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게 해 달라`는 한 학생의 애교 있는 질문이 나와 장내에 잠시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분위기에 휩쓸린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알았다`는 답을 받아 내기도 했다. 아버지 문익환 목사에 대한 질문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문성근 씨는 성의 있는 답변을 하고 짤막하게나마 영화배우로서 느끼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등 청소년들로 하여금 모처럼의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해 주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했던 최정훈(효암고) 교사는 "평소에 통일이나 분단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강연 주제가 다소 무거웠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통일문제와 같은 뜻 깊은 주제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