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사범대에 진학한다거나 어린시절부터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 시절에는 고등학교의 체계로 바로 잡혀 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집안 형편탓에 다니던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취직을 생각했으나, 친구의 권유로 타지의 공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약간의 군입대 면제를 해준다는 말에 교직이수를 하게 되었고,학교에 1~2년 있다보니 적성에도 맞고 하여 이 길을 걷게 되었다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의 느낌은?
처음 느낌은 말하자면"부담 없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살았던 고향과 비슷한 곳에 첫 발령을 받아서 그런지 세월은 10여년이 지났어도 학생들의 나의 어릴 적과 비슷하여서 친근감이 들었다. 학생들에게도 딱딱한 선생님이 아닌 형, 오빠 같은 느낌으로 다가갔다. 학교가 마친 후에도 함께 축구도 하면서 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좋다"라는 말이 어울리겠다
▶교육관?
사회주의적 측면에서 평등한세상, 아픔ㆍ고통이 적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용기를 갖고 참여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이치에 맞지 않게 경쟁을 도외시 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이 없이 공정한 경쟁아래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제자는?
당시 시절은 전두환대통령이 집권하며 학교에서도 교장선생님이 절대적으로 권한으로 우열반 편성을 할때였다. 가정방문차 학생의 집을 찾아가던 중 길거리에서 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자퇴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부모님이 안계셨던 그는 큰 아버지댁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으나 환경이 어려워지자 수원에 누나에게 찾아가 선반공으로 일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몇 년후 몸과 마음이 다친 그를 보고 그 제자를 잡아주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안타깝다.
▶교사가 된 후의 장점과 단점?
가르치는 과목이 학생들의 입시와 그리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과목이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여가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영혼이 맑은 집단과 함께 생활을 할수 있어 나 자신도 함께 동화되는 것 같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웃으며 즐기는 것을 볼때면 보람을 느낀다. 반면 인문계 고등학교라 하기 싫어도 타율적인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안타깝다.
▶20년후 나의 모습은?
요즘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해서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져 가고 있다.이제 공무원사회 또한 이렇게 되기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현재 나도 중견선생이고,20년후가 아니라 10년후 쯤에는 밭을 경작하며 자업자득하면서 수신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양산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모든 것들이 살아가면서 느껴야 하는 것이겠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개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물질, 명예, 권력 등을 목표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 가더라도 그 곳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너무 모든 것에 얼매여서 살아가는 것 보다는 열심히 살아간다면 내가 있음으로 해서 그 단체나 직장이 발전할 것이며 나에게도 분명 길이 열릴 것이다.
-우정식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