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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칼럼] 대화문화 조성을 위한 관리자의 역할..
사회

[칼럼] 대화문화 조성을 위한 관리자의 역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1/15 00:00 수정 2003.11.15 00:00

`콩 심은 곳에 콩 나고, 팥 심은 곳에 팥 난다.`
극히 평범한 이 격언의 말뜻을 새겨 볼 때다. 사회구성원의 문화양식이 격하면 격할수록 사회적 결정과 행위는 당연히 격한 문화를 창출한다. 반면에 순화된 문화양식을 갖춘 사회일수록 갈등과 반목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특히 미래사회의 희망을 담보하고 창출해야하는 학교현장에서의 바람직한 학교문화의 구성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인간중심의 보편성과 합리성이 더욱 요구되는 현대교육의 현장에서 사람과 사람의 문제, 즉 언어를 중심으로 전달되는 대화를 통한 사람의 문제는 지금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전달과 수용 그리고 반복` 의 문화
일반적으로 전해오는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은 그 폐해가 심각하여 정치권력투쟁으로 비춰지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붕당정치`의 이면에는 주자학의 참 계승자임을 주장하는 싸움의 일환이었고, 훈구 와 사림의 끝없는 반복의 정치문화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치문화는 그대로 조선사회를 투영하는 사회적 문화양식이 되었고, 곧 바로 소속 정파의 무조건적 전달 과 수용의 문화를 낳았다고 생각된다.
 
일제 침략기 와 강점기는 이러한 지배권력구조의 문화양식을 더욱 확대 재생산하였고, 해방직후 들어선 부도덕한 정치권력구조의 탄생에 중요한 문화적 원인을 제공한다. 즉 성과 와 업적중심의 문화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성과중심의 문화구조는 그것의 달성을 위한 수월성의 원칙이 철저하였고, 또한 극히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지시-전달의 언로만을 허용하는 편협함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수월성과 폐쇄성은 정보의 독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관료적 발상과 더불어 대화의 연역적 접근방법만이 가능하게 되었다.

 
공유와 합의 그리고 다변화`의 문화
그러나 혹독한 정치적 격변기를 겪어 오면서 국민들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서서히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지배권력구조에 대한 무조건적인 외경심이 변하게 된다. 권력 스스로의 부정과 부패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감의 반영일 수 도 있겠으나, 실제로 권력에 항거하고 이루어낸 민주화의 과정을 통한 국민 스스로의 자신감의 표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독점되어오던 지식과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전문성이 삶의 다양한 모습으로 상호 인정하는 문화구조를 낳게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문화구조 속에서 편향된 목표지향 우선의 문화가 과정지향 우선의 문화로 전이되었고, 수월성보다는 합리성과 보편성이 강조되고, 성과와 더불어 절차도 그 중요한 자리를 매김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회적 관심이 다양한 전문성을 길러내는 문화로 이끌고, 결국 인간 상호간의 의사가 서로 반영되는 대화문화가 조성된 것이다.
 
절차를 따지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는 합의도출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시전달과 더불어 하의상달의 중요성이 요구되고, 일부에게만 독점되어 오던 정보가 다양 다종의 매체를 통해서 서로 공유하게 되어 서로의 의사를 묻고 답하는 디지털의 시대가 그 중요한 예가 될 것이다.

 
교육현장의 대화문화조성을 위한 관리자의 모습과 역할
그러나 아직도 학교현장은 과거의 지배이데올로기가 뿌려 놓은 문화구조를 답습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다양한 삶의 가치를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인정하는 교육의 현장에서 `권유보다는 강요`가 우선되고, `과정보다는 결과`가 먼저 거론되는 대화의 문화가 잔존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대화의 이러한 연역적인 접근방법을 배제할 때이다. 대화채널을 다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게 하여 자유로운 의사전달의 열린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비록 어렵고 힘드는 과정일지라도 사람의 마음을 내고 문화구조의 새로운 틀을 짜는 일이다. 각자의 관심분야 와 전문성을 인정하는, 그래서 결국에는 모두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된다면 이러한 고통은 감내 할 만 하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아니 될 문제는 관리자의 마인드의 정립이다. 복잡 다양하고 수평적인 학교사회의 관리자로서의 역할 과 모습은 `지킴이(Keeper)의 역할` 이나 `지시자(Director)의 역할`에서 `지휘자(Conductor)의 역활`이 강조되어야 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Conductor)와 같이 각 악기의 독특한 소리를 모아내어 아름다운 음율을 창조하듯이, 그 스스로의 끊임없는 고민과 연찬을 통해 대화자에게 자연스레 다가가고, 반대로 접근하게 하는 훈련프로그램의 확대 와 대화의 일상화가 요구된다.
 
끝으로 `알렉산더 포프`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상의 논의를 마친다.
` 사람을 가르칠 때는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 가르치고 , 새로운 사실을 제안할 때는 마치 그 사람이 잊어버렸던 것이 다시 생각난 듯이 제안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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