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에서 정차해 맞은편에 덕계 종합가스와 주진 자율방범대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 그 사잇길로 5분 정도 걸어 가다보면 주진 저수지와 함께 가을 단풍이 물씬 풍기는 미타암으로 가는 초행길이 나타난다. 미타암은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법당과 산신각 및 요사채가 현존하며 퇴적암으로 이룩된 미타굴 안에 보물 제 998호인 아미타불입상이(阿彌陀佛立像) 있는 유명한 암자이다.
지난 10월 19일 오전 10시 미타암을 찾는 `山人의 추억`동호회 회원들로 조용한 산길이 순식간에 시끌벅적 웅성거렸다. 산 밑 `"잎새바람"이라는 카페를 지나 미타암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을 따라 동호회 회원들의 힘찬 발걸음이 시작됐다. "조금만 올라가면 다 올라간다."라는 동호회 회장 이기령(금정구 40)씨의 우렁찬 목소리가 산 능선을 타고 울려 퍼진다. 동호회 회원 중 가장 고령의 나이 인 김명섭(장전동 60)씨는 "산은 타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다"고 말하며 "산을 보면 자연의 위대함을 알 수 있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나무의 무섭고도 방대함을 볼 수 있다"고 손을 좌우로 흔들어 댔다. 김씨는 "산 밑 나무는 곧고 뿌리가 얕은 한편 위로 갈수록 아래로 머리를 숙이고 뿌리가 깊다"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성공을 할수록 머리를 숙이고 사고를 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 중턱에 올라서자 우리대학교에 재학중인 허미영(디자인 3학년)학우가 숨을 몰아쉬며 "음주가무도 즐기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산을 타는 것 또한 스트레스 해소 및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잠시 산 중턱 큰 바위 돌 위에 기대섰다.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오전 11시 30분쯤 걸어서 미타암에 도착했다. 물 한 모금이 진수성찬인 듯 맛있게 마시는 사람들의 표정하며 하나 둘씩 정상에 올랐다는 기분으로 메아리를 뿜어내는 동호회 극성 인물들하며 어르신들의 구수한 풍수지리서 미담 등 저마다 산 정상에 올랐다는 기분을 누리기에 바빴다. 1시간정도 암자에서 휴식을 취한 후 서로를 챙기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을 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의 저자 전우익 선생의 책에 의하면 남이 있으매 나의 존재가 의미 있고, 자연이 있어서 내가 여기에 존재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나 혼자 잘 나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오만과 교만으로 현대인들은 살아간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그의 말은 배 터지게 먹고 돈 주면서 살 빼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과, 자동차가 없으면 꼼짝 할 수 없다는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공해로 인하여 머지않아 지구 전체가 `암` 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대학생들의 음탕한 음주가무 및 다이어트로 버려지는 돈의 시대를 지나 건전한 등산을 통해 자연인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산을 벗삼아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 및 건강을 위한 취미활동으로 등산을 추천해본다.
-박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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