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림의 날이었던 지난 8일, 어곡초등학교 4, 5, 6학년 어린이 1백50여명은 삼성아파트 및 성신아파트 뒤쪽 등산로를 찾았다. 지난 봄 엄마 아빠들이 심어놓은 나무를 가꾸는 일에 이젠 자신들의 어린 손길을 보태보겠다는 갸륵한 마음에서다. 고사리 손으로 나무에 비료도 주고 행여 나뭇가지가 부러지지는 않았는지, 버팀목은 별일 없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그러고는 앞으로 나무를 잘 보살피겠다는 마음을 글로 적은 패찰을 나무에 달면서 아이들은 내년 봄 화사하게 피어날 꽃길을 꿈꿨다. 짙어가는 가을, 잎들은 하나 둘 지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나무사랑`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리는 아름다운 하루였다. 등산로 들머리에 `미소띤 얼굴` `밝은 표정`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는 장승도 입을 크게 벌리고 덩달아 웃고 있고.
지역 시의원인 김일권 시의회 부의장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에게는 옛 소풍먹거리의 하나였던 주먹밥도 주어졌는데 아이들은 주먹밥이 무슨 별미라도 되는 양, 깔깔대며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도 심어주고 자연사랑과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한 체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김 부의장은 "두 아파트의 주민들이 자리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었는데 이번 행사로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뜻 깊은 일이었지만 주민들 스스로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주인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싹 트게 된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부의장은 또 "2006년에는 벚꽃축제를 벌이기로 주민들과 약속을 했다"면서 마을 어른들과 아이들이 정성을 기울여 나무를 가꿀 테니 2006년의 벚꽃축제는 참으로 화사한 꽃 잔치가 될 것 같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어곡마을 주민들은 지난 4월 식목일 행사의 일환으로 성신아파트 뒤편 등산로 1.6㎞ 구간에 벚나무와 느티나무 등 시가 제공한 나무 3백 그루를 직접 심고 나무마다 명패를 달아 관리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