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음반데이타베이스는 국내에서 최고 최대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음반관련 제작사, 물류사, 소매사 등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 유재흡 사장을 만나본다. 유 사장 역시 양산이 낳은 양산인이다.
"상북면 소석리에서 4남 1녀 중 3남으로 태어났습니다. 1959년이었죠. 그해 추석에 사라호 태풍이 우리 집을 몽땅 쓸어 가버리고 아버지는 높은 지대를 찾아 새집을 지으셨는데 그때 마을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어 빨리 집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항상 마을 분들에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와드리라고 가르치셨고 아버지 스스로도 마을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셨고 약 20여년간 동네 이장일도 보셨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4개 마을을 돌며 동네일을 보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 당시는 전화도 전기도 없고 그 흔한 자전거도 없어 늘 걸어 다니시며 마을 일을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저는 비교적 반듯한 어린시절을 보낸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런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달리기선수로 친구들과 어른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다. 적어도 양산에서는 또래들 중 유재흡을 따를 아이가 없었다. 5, 6학년까지 800m 3,000m 종목 양산군(당시)내 초등학교 대항에 늘 1등을 도맡아 하다가 마침내 도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합숙훈련이 취소되는 바람에 도대회는 나가질 못하고 대신 어른들이하는 마라톤에 출전하여 5등 이내로 입상함으로써 달리기선수 유재흡의 명성을 확실하게 굳힌다.
"그 당시에는 달리는 것이 단지 힘들고 지루하고 배고프고 고된 일이라는 생각뿐이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지나는 동안 어린 시절의 달리기가 제 인생의 고비마다 힘과 용기를 주는 에너지의 원천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누구나 그러했듯 방과 후에는 산에 소를 몰고 가 풀을 뜯게하고 우리들은 모여서 냇가에서 멱을 감거나 고기를 잡거나 여러 가지 재미있는 장난을 했죠. 그 때의 아련한 추억이 언제나 머릿속에 맴돌고 그 추억을 떠올리면 그저 가슴이 따뜻합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그는 양주중학교와 양산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창환이, 기만이, 만곤이, 수찬이, 영식이, 해규, 창일이, 두천이… 이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면 왠지 마음이 푸근해 집니다. 지금도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 연락을 하곤 하는데 다들 저마다의 분야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이죠."
197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곧바로 상경하여 연세대학교 전산OJT과정을 수강하면서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운다. 2년간 착실히 공부를 하다가 군에 입대, 최전방 철책선 경계를 하던 중 하사로 차출되어 경기도 가평에서 3개월간 훈련을 받고 다시 철책선에 배치되어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경계에 임하면서도 열심히 일본어 공부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의 오늘을 이루는 의미 있는 단초가 된다. 전역 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동경 척식(拓植:Takushoku)대학에서 정보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일본 도시바(TOSHIBA)사 계열, TEC사POS SYSTEM(판매시점정보관리)에 참여하여 한국의 신세계백화점, 동아, 한신, 훼밀리마트, 동양마트, 일본의 이세탄백화점, 마루이마루이백화점, 세븐일레븐 등의 선진 유통시스템 전산화작업을 맡게 된다. 귀국 후에는 일본에서 쌓았던 지식과 경험을 국내에 도입, 국내 여러 유통시스템에 깊은 관여를 하게 되고 마침내 오늘날의 (주)앤씨씨를 창업하게 된다.
앤씨씨는 프로그램 솔류선 외에도 전산관련 컨설팅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고향의 친구들이나 출향한 양산사람들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물류시스템이나 전산시스템 전체에 대해 조언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무료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기만 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5년 전부터 `재경양산향우회`에 참가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향우회 간사로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에 출범한 `재경양산산악회`의 발기인과 산악부대장을 맡아 고향사랑의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유재흡 향우의 오늘과 내일의 삶에 기쁨과 보람이 충만하길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