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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음악칼럼] 연인을 향한 일렁이는 사랑의 표현 '월 광'..
사회

[음악칼럼] 연인을 향한 일렁이는 사랑의 표현 '월 광'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1/29 00:00 수정 2003.11.29 00:00

1994년 만들어진 버나드 로즈 감독의 영화 불멸의 연인은 악성 베토벤의 격렬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연인에 대한 열정을 담고 있는 전기 영화다.
 
단 한 장의 편지를 실마리로 베토벤의 명곡들은 풍부한 감성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중에서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이 연주되던 장면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으로 남아 있다.
 
베토벤과 결혼을 꿈꾸는 이탈리아의 백작의 딸 줄리아.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베토벤의 신분과 연주력을 의심한다. 베토벤의 천재성을 알리고 싶었던 줄리아는 옆방에 아버지를 숨기고 그에게 피아노 연주를 하게 한다. 집에는 아무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연인의 부탁으로 자리에 앉은 베토벤은 잠시 망설이다 천천히 무겁고도 강렬하게 세 번의 연속적인 불협화음을 치게 된다. 음악가로서 들을 수 없는 고통과 두려움을 담고서…그리고는 그의 귀를 피아노 위에 대고는 조용히 연주를 시작하는데 바로 그 때 울려나오는 음악이 `월광`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 현실에 대한 형용할 길 없는 불안감과 연인을 향한 일렁이는 사랑과 불안감이 동시에 표현된 이곡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가눌 수 없이 젖어든다.
 
사실 이곡은 베토벤이 백작의 강압으로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줄리아와의 깨져버린 사랑의 아픔을 담아 작곡한 곡이다.
 
훗날 이곡을 들은 시인이 호반에 일렁이는 달빛을 표현한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제목이 `월광`이 되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고 첫 강의를 듣던 날,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 김창배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이런 말씀을 전해주셨다.
 
선생님이 음악을 하게 된 동기가 어린시절 청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음악선생님이 풍금으로 들려주시던 월광을 잊지 못하고 그것이 마음에 남아 훗날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됐노라고.
 
초겨울 바람이 스산한 이 계절,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월광을 들으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와인을 한잔 곁들이면 우리의 마음이 훨씬 여유로워 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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