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읽으면서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 속에서 등장인물이 되어 가슴 졸이고,웃고,울고,기뻐하고,속상해하고, 걱정하고,눈물 흘리기도 했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이 있고, 멍청한 사람이 있으면 머리회전이 빨라 계산에 능한 사람이 있고,어리숙한 사람이 있으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고, 마음 여린 사람이 있으면 마음 독한 사람도 있고, 맞는 사람이 있으면 때리는 사람이 있고,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고 말입니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믿습니다.
한 사람에게 항상 좋은 일만 계속되면 과연 그 좋은 일이 좋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끔씩 어렵고 힘든 일을 겪으면서 그 고통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기뻐하는 것이 인간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원두는 이 마을에서 남부러울 것이 없는 집의 아들로 배고픔도, 무시당하는 것도, 육체적 고통도, 구박도 받지 않으면서 어린 왕자처럼 생활합니다.
그런 반면 진용이는 가장 가난한 집의 아들로 배고파서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으러 다녀야 했고, 아버지의 잦은 구타에 말더듬이까지 되어 버렸으며, 약간 다닌 학교에서조차 선생에게 무시당하고 구박받았고 심지어는 성당에서조차 버림을 받았습니다. 잠을 자는 집만 있다는 사실 외에는 거지와 다를 바가 없었지요. 원두는 겉으로는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단정하고 착한 모범생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일탈을 꿈꾸는 이중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비치지요.
이런 원두에게도 결정적인 사건이 생기면서 집안의 귀염둥이에서 미운 털로 바뀌지요. 우연히 마을에 흘러들어온 기타리의 노래자랑출전비를 위해 할아버지의 곳간에서 쌀을 훔치게 되고 결국 들통이 나 버리지요. 결국 기타리도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세상일은 돌고 도는 법입니다.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납니다.
근검절약했기에 부자가 되었던 할아버지에 비해 아버지는 유약하고 제대로 재산 관리를 못해 결국 그 마을을 떠나게 되지요. 한편 진용이는 온갖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병아리로 시작해서 소까지 키우는 성공한 농부이자 사업가로 변신합니다. 바보 소리만 듣던 진용이는 남들과 항상 정반대로 농사를 짓고 짐승들을 키워서 마을 최고의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원두가 좋아했던 운영이와 결혼도 했답니다.
결국 인간사 새옹지마란 말이 들어 맞는 것 같군요. 제목에서 말하는 궁전의 새는 결국 진용이를 말하는 군요.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해서 부지런함과 자기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남들이 뭐라고 하던 상관하지 않고 밀고 나가다 보니 결국 성공이라는 궁전안에서 살고 있게 되었군요.
삼대를 못 넘기는 부자가 있듯이 열심히 노력하고 부지런하면 결국 누구나 다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또 한번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