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여고와 보광팀의 관악연주와 4일간 계속된 연극무대는 개운중학교 연극반 `천개인`의 〈3학년 8반>등 4개팀이 참가했다. 또 이번 청소년 문화제에는 청소년 가요제도 함께 열렸으며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11개팀이 경합. 양주여고 김혜림양의 `이별한 사람만이 아는 진실`이 대상을 차지했다.
28일 금요일 오후 6시 반 청소년문화의 집에서는 양산고등학교 "블랙홀"의 연극이 있었다. "바보 각시" 이 연극은 신도림역을 배경으로 이루어진다. 신도림역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교차하고, 이동하는 곳이다. 여기서 세기말적 상황을 나타내는 여러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경찰, 취객, 실직청년, 가짜 교주, 앵벌이, 밤 처녀...... 이들은 정상적인 삶이라기보다 돈에 어둡고, 환각과 쾌락에 빠져 있는 인물들이다. 이러한 군상들 앞에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바보 각시가 나타나고, 각시는 살보시를 통해 이들에게 희망을 주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각시는 이들에 의해 아이를 갖게 되고, 군상들은 각시를 외면한다. 이에 각시는 자살을 하게 되고, 자살한 후 아이를 낳게 되는데 결국 그 아이가 세기말에 부패한 인간을 구원하게 된다. 이 연극은 살보시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어느 마을에 한 처녀가 나타나서 그 동네에 소외 받는 이들에게 살보시를 하면서 희망을 준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되고 결국 그 마을에서 쫓겨난다. 사람들 앞에 나타난 각시, 너부러져 있는 군상들, 이들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맹인과 걸식 소년 이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세상이 더러운 게 아니고 그 안의 사람들이 실수하며 살아가기 때문인 것을.....
청소년들이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거움 주제였던 것 같았다. 그래도 양산고 학생들은 이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도 재미있고 밝게 표현했다. 연극 중 교사도 경찰로 출연하여 그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구경 온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며 웃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연극이 끝난 뒤 양산고 연극부는 무대로 나와 인사도 하면서 이젠 3학년으로 올라가서 연극을 못한다며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무대에서는 다시 학생들의 무거운 현실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