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독서신문을 통해 `아메리카`라는 소설이 대학생 권장도서목록에 올라 있어 책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부산 보수동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하게 되어 여느 다른 작가의 책보다 애정을 갖게 되었다.
`아메리카`는 서울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군대에 갔다 와서 제대한 주인공 `나`가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생활을 하기위해 어느 미군부대 기지촌의 얄루크럽에서 미군을 상대하는 무수한 젊은 여자의 삶을 관찰하는 얘기로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그들과 자신의 기본 성적욕구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그 여자들과 구별하여 파악하고 있던 그가 몇 가지 사건(기옥의 흑인병사에 의한 죽음, 기옥의 장례의식, 씀바귀회, 군표소동, 대홍수 등)을 그들과 함께 경험하면서 그 여자들과의 공동의식을 갖게되고 나아가 최소한의 생존에 대해서만은 동질성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이 소설을 읽으면서 경멸한 기지촌의 몸 파는 여인이 남이 아닌 우리 누이였으며, 나가 우리 모두의 슬픔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여인들 역시 나와 다른 생활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을 뿐 오히려 삶을 가장 치열하게 사는 생활인임을 알게 되었다.
30여년이 흐른 지금, 그 기지촌도 그 여인들 우리의 누이도 존재함에 오늘의 젊은이도 읽어 봄직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