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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음악칼럼] 멋있는 도시 양산이 되려면…..
사회

[음악칼럼] 멋있는 도시 양산이 되려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2/13 00:00 수정 2003.12.13 00:00

이태리 로마에서 한 10여년 살았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 경험들 중에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고, 다시 생각해봐도 새록새록 정겨움이 묻어나는 일들도 있다. 성악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여기저기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많을수록 즐거움은 더하게 된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로마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외각에 위치한, 노인들을 전문치료하는 곳에서 노래했을 때다.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당연히 시큰둥했었다. 그러나 그곳에 가서 노래를 부를 순서를 기다리면서 내심 놀라게 된 것은 앞 순서의 소프라노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오는 "어떤 개인 날"이라는 아리아를 부르고 있었는데, 건너편에 앉아있는 할머니가 따라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가사 하나 놓치지 않고…
 
내 순서가 되었을 때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모든 순서가 끝났을 때, 휠체어 탄 노인이든, 부축 받은 노인이든, 모두 기쁘게 우릴 반겨 주었고, 얼굴 크고 머리색 까만 이방인인 나에게도 빠짐없이 악수와 입맞춤을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를 생각 했었다. 그들의 문화가 얼마나 오래토록 사람들의 삶 속에 배여 있었으면 인생의 막다른 길에 있는 노인의 입에서 오페라 아리아가 흘러나올 수 있을까. 중ㆍ고등학교시절 수업시간에 들었던 '문화의 나라'니 '예술의 도시'니 하는 말들을 실감하던 순간이었다. 물론 그 외도 많은 것들이 있지만…
 
바야흐로 양산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넓은 들판에 국립대학의 캠퍼스가 들어서고 아파트와 고층 건물들이 줄지어 지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양산시민의 이름으로 생활하고 있고 그렇게 불리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만도 하리라.
 
작년에는 문화회관이 개관되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도시 간의 발전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많은 예술 활동들이 문화회관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다 보면 양산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 있는 것도 발전ㆍ계승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 도시를 자랑할 때 여러 가지 자랑거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문화유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도시를 여행해 보더라도 그 도시를 자랑하는 것은 박물관과 오페라극장, 그리고 유적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양산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변화하는 가운데 "예술이 살아 있는 도시 양산" 으로 발전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멋있는 시민이 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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