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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생활속으로] 겨울의 문턱에서…..
사회

[생활속으로] 겨울의 문턱에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3/12/20 00:00 수정 2003.12.20 00:00

유난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많이 내리는 달입니다.
 
11월은 창조 밭에서 아이들과 집짓기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겨울철에 맞는 여러형태의 집들 중 폭2미터, 길이3미터의 땅을 1미터 깊이로 파고 그 위를 뼈대로 완성하고 천이나 비닐로 지붕을 엮고 실내는 푹신한 짚이나 낙엽으로 바닥을 깔고 더욱 추운날을 대비하여 땅속 집안에 작은 연통을 세우고 불을 피울 수 있는 벽난로도 만드는 것이지요.
 
일단 땅에 금을 긋고 삽으로 땅파기 시작. 서로 땅을 파려고 달려드는 아이들과 조를 짜고 1시간 가량 땅을 파보았으나 깊이는 20센티 정도. 1학년이지만 씩씩거리며 제법 삽질을 합니다. 2시간 가량 삽질을 하고 3학년들 차례. 밑으로 갈수록 돌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땅파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러던 중 겨울잠을 자려고 바위 밑에 있던 개구리 한 마리 발견. 다행히 상처는 나지 않았습니다. 잠에서 덜 깬 개구리 주변으로 아이들이 몰려들고,
 
“우와 야가 와 여기에 있노?” “자는 갑다.” “다시 묻어라.” “아이다 물에 넣어라.”...
 
결국 상처 안 나게 두 손안에 넣고 조금 떨어진 구석바위 밑으로 옮겨놓고 삽질을 재촉하였습니다. 나중에 가보니 개구리는 다른 보금자리로 간 듯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록 종일 우리의 친구들이 판 땅이 30센티를 넘지는 못했지만 올 겨울 집을 짓는다는 첫 삽은 뜬 셈입니다. 땅속 친구도 만나 보았고, 땅만 가지고 하루종일 논 하루였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까지 시간 나는 대로 집을 지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속에서 우리들만의 집을 완성할 부푼 꿈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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