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하태준씨는 "사진찍는 것을 직업으로 해서 그런지 상가를 방문할 때마다 영정사진이 제일 먼저 눈에 뛰는데 젊어서 찍어 둔 주민등록증 사진이나 증명사진, 일반사진 등을 확대한 사진을 영정으로 모신걸 보면 현재 고인의 모습과 많이 달라 마음이 아팠다"며 "영정사진은 기록의 목적이 큰데도 자손들이 너무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준씨와 장용자씨는 "울산에서 오랫동안 사진관을 경영하면서 어려운 이웃어른들에게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 드렸는데 주위 사진관들이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해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다."며 "이곳에서는 순수하게 받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다가도 영정사진을 받아 들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노인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주변의 독거 노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을 사진관으로 모셔도 잘 오지 않는데 어려워 마시고 오시길 당부했다.
지난 8월에 양산으로 이주해 지금까지 무료 영정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 이들 부부의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이들이 찍은 사진 속에 묻어 나리라 기대해 본다.
기경훈 기자 / hun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