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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책과 더불어] 이규형의 닛폰ㆍ닛폰 분카..
사회

[책과 더불어] 이규형의 닛폰ㆍ닛폰 분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1/17 00:00 수정 2004.01.17 00:00
- 이규형 지음, 동방미디어 발행-

 새파란 표지에 누런 제목, 어지러운 사진 배치 등 조금 경박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의 책이었지만 저자가 이규형이어서 일단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 'J.J가 온다' '6일만에 터지는 이규형의 일본어' 등 일본 대중문화 전문가인 저자의 전작이 그 내용의 깊이와는 별개로 일단은 재미있었으니까.

 일본 대중문화 1차 개방 후에 나온 책인데 완전 개방된 이 시점에서 읽으니 과연 일본 대중문화 전문가다운 현상 분석과 대응책, 그리고 미래를 보는 안목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다만 1부의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 대한 저자의 진지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견해(예를 들면 '일본은 한반도 통일의 방해자인가?' '자위대는 이상한 군대' '일본 대학생의 의식구조' 등)에 비해, 2부 이후의 대중문화에 대한 접근과 분석은 다소 가볍고 감각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대중문화라는 분야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고 또 대중문화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응은 '무조건 배척'과 '맹목적 추종'으로 양분되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접근이 쉽지않다.

 저자는 배척과 추종 이전에 일본과 일본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이 선행되고 그에 따라 대응 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오히려 일본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경쟁하여 문화적인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우리가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일본 대중문화는 저질'이라고들 말하는데 정확하게 표현하면 '우리보다 저질도 훨씬 많고, 수준 높은 것도 훨씬 많다'는 것이다. 개방은 시대의 흐름이다. 겁만 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치열하게 맞서서 경쟁하지 않으면 그나마 따라잡을 기회는 더 멀어질 것이다. 이미 개방되었던 영화 부분에서 우리는 우리의 우위를 확인하지 않았던가.

 책 소개는 좀 딱딱하게 흘렀지만 이 책은 영화, 가요, 만화 등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우리에게 그 이름이 익숙한 SMAP, 히로스에 료코, 나카야마 미호, 우타다 히카루, 기타노 다케시 등의 연예인과 '셀 위 댄스' '7인의 사무라이' '춤추는 대수사선' 등 영화 베스트11,'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 '그와 그녀의 사정' '꽃보다 남자' 등 민화 베스트18 등의 작품 소개, 그리고 대중문화 화제와 연예 특종 등등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다양하고 세련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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