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북부에 위치한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들어서 알고 있는 수상도시다. 바다위에 인공적으로 섬을 만들고 섬과 섬 사이를 다리로 연결하였다. 그 아래로 흐르는 수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든 배를 곤돌라라고 한다.
수로사이를 곤돌라를 타고 주변의 아름다운 건물과 바다의 조화를 보면서 중세의 어느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때, 때마침 운 좋게 아코디언 반주를 곁들인 이태리 칸초네(Canzone)를 들을 수 있다면…
물이 찰랑찰랑 거리는 계단을 올라가면서 ‘물위에 어떻게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그들의 건축술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거대한 성당이나 박물관들과 함께.
그런데 더 기 막히는 것은 공원도 있다는 사실이다. 숲이 우거지고 녹음이 짙은…. 아래로는 분명히 물이 흐르고 있는데.
처음 양산을 오고 갈 때 눈물이 가끔 나는 것을 나는 공단 매연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보이는 것이라곤 맨 각진 건물뿐인데다 눈이 쉴 만한 녹지공간도 없어눈이 쉬 피로해져서 그렇다는 걸 외국에서 오래 살다왔다는 어느 방송 해설자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짓고 있는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는 눈에 띄게 위로만 올라가고 있는데 그 주변을 보면 듬성듬성 서 있는 가로수가 전부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쉽게 녹음을 볼 수 있다고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벤치나 잔디에 드러누울 공간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양산은 가꾸기에 따라서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 수도 있고, 삭막한 콘크리트의 도시로도 만들 수 있다.
수상도시 베네치아와 양산 신도시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수상도시에도 숲이 있는데 신도시에는 당연히 숲이 우거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잔디밭이나 숲 속에서 우리들의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우리는 그 옆에서 책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시 아는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야외 음악회가 펼쳐질 런지… 신도시가 들어서는 즈음에 파란 잔디밭과 초록의 숲을 기대한다면 너무 큰 기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