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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화초대석] 양산예술계의 여장부 예총 양산지부장 조화자..
사회

[문화초대석] 양산예술계의 여장부 예총 양산지부장 조화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1/31 00:00 수정 2004.01.31 00:00
양산 예술의 미래를 떠맡을 꿈나무를 기르는 일과
불교문화를 승화시키는 데 역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흔히 줄인 말로 예총(藝總)이라 부르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1947년 설립된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문총)의 후신. 한국 예술문화인들의 친목과 권익옹호를 위하여 결성돼 1963년 1월 30일 사단법인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예술문화단체.

 이런 예총의 양산지부가 있다는 것을 아는 시민들이 몇이나 될까?
 물론 예술문화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이야 모르는 이 있으랴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예총이 그다지 친숙한 이름이 아닐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아니하든 양산에 예총이 있고 그를 통해 양산 예술문화의 꽃이 피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양산시민신문의 문화초대석 새해 첫 손님으로 양산 예총의 수장을 찾아본다.

 예총 양산지부 조화자 지부장.
 얼핏 보기에는 오십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외양으로 풍기는 기품이 예사롭지 않아 나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돼지띠. 그래, 그렇구나. 설을 쇤 나이로 쉰여덟,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목소리하며 넘치는 에너지가 젊은이 저리가라 하겠다.

 여장부다운 기질이 우리 지역 예술문화단체의 수장으로서 손색이 없으리란 믿음이 간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지난해 연말 단원 모집에 들어가 오는 2월 중에 합격자 발표가 있을 예정인 시립예술단의 활동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반가운 일입니다. 그간 우리 양산지역에는 개발논리에 밀려 예술ㆍ문화 분야에 대한 이렇다할 투자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이런 와중에 양산시립예술단이 생긴다는 것이어서 제가 느끼는 반가움은 한층 더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있어요. 왜 음악분야 뿐입니까? 그것도 서양음악에만 국한돼 있어요."
 일리 있는 지적이다 싶다. 이번에 조직되는 합창단, 어린이합창단, 관악단이 모두 서양음악 일색이다. 무대예술의 장르로 국악도 있고 무용도 있고 연극도 있는데 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립예술단을 서양음악에만 한정하느냐는 항변이다.
 연극이야 극단도 없고 협회도 없는 실정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국악과 무용 쪽에는 적잖은 예술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그 기량 또한 상당히 우수한 편인데 어찌 이를 홀대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들린다.

 조 지부장이 오래 전부터 꿈꾸어 오고 있는 것은 어린이예술단.
 "제가 생각하는 '어린이예술단'의 인원 구성은 남자어린이 10명, 여자어린이 20명으로 구성되고, 주로 국악과 무용을 중심 장르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움직일 한국무용, 가야금병창, 농악, 안무자 등의 강사진 4명으로 '어린이예술단'의 모양은 어느 정도 갖추어진다고 봅니다."

 조 지부장이 생각하는 '어린이예술단'의 운영비용은 강사의 인건비와 최소한의 공연활동비를 포함해도 월 500만원이 채 들지 않을 것이라고. 이는 시립예술단의 운영에 들어가는 월 수천만원의 예산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어린이예술단'의 활동범위가 좁거나, 혹은 그 효과가 미약한 것은 결코 아니란다.

 "어린이라는 단어가 주는 그 천진난만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뇌리 속에 그만큼 부드럽고 따뜻하게 각인됨으로써 그 어떤 계층, 그 어떤 이념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어 어느 예술단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양산 예술의 미래를 떠맡을 꿈나무를 기르는 일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지요." 그러면서 그는 시와 시민사회가 이 일에 적극적인 협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뜻을 내비친다.

 조 지부장이 활동하는 장르는 전통무용.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무용을 했다는 그의 무용인생도 어느새 40년을 훌쩍 넘어 50년이 다 돼 간다. 20대 초반부터 무용학원을 열었다니 그의 밑을 거쳐 간 문하생도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라.

 경남 함안이 고향인 그는 젊은 시절 주로 부산에서 활동을 하다 양산에 온지는 10년쯤 됐단다. 그래서 그런지 조ㆍ화ㆍ자라는 그의 이름 석자는 양산보다는 부산 쪽에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도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무궁화예술단'을 94년에 창단해 '전국무용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올린 정기공연만 올해로 스무 번째가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의 일본 공연과 부산과 양산 인근 도시를 넘나들며 지칠 줄 모르는 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임 예총지부장과 무궁화예술단 이사장이라는 직함 말고도 그의 이름 뒤에는 한국무용협회 경남도 부지회장, 양산무용협회 지부장, 한국국악협회 양산지부장 등 많은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올해는 특히 양산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양산예술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불교문화를 승화시키는 데 역점을 기울이는 한편 정월 대보름에 맞춰 무궁화예술단의 양산공연을 약 1주일 동안 펼칠 계획이고 고성오광대, 충무오광대의 초청공연, 전국의 한다하는 춤꾼들이 자리를 함께하는 7인 명무전 등 총 아홉 차례의 공연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못내 아쉬워하는 일은 예총사무실이 문화예술회관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화원 한쪽 귀퉁이에 달랑 사무실 한 칸뿐인 현실이다. 하긴 그럴 터, 무대예술인들에게 연습공간 하나 없다는 것보다 더 서러운 일이 어디 있으랴. 그래도 끝내 주눅들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그가 더 없이 미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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