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에 심야영화 붐을 일으켰던 <킹덤>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문제적 감독인 '라스 폰 트리에'는 다시 한번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냉혹하게 담아내었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 <백치들>, <어둠속의 댄서>로 이어지는 '골든 하트 3부작'에 이은 '미국(U.S.A) 삼부작'중 그 첫 번째 영화로서, 'U'에 해당된다. 그 첫 번째 주제가 이 영화에서 빈번히 나오는 단어이며, 미국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인 "오만"이다. 그리고 다수의 행복을 외치며 개인 또는 소수의 행복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영화 속의 배경은 '미국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록키산맥을 배경으로 그 근처에 위치한 '도그빌'이라는 가난한 가상의 동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밑바닥의 삶을 개와 비교하듯이 그러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매번 감독의 독특한 실험정신을 선보였는데, 이번에도 손뼉을 치고 싶을 정도로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접할 경우에는 당황스러울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연극무대와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178분이라는 긴 상영시간동안 전혀 지루함이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세트도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의 세트와는 확연히 틀린데, 이것은 영화를 직접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연극과 같은 비현실적인 무대를 선택한 것은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현실 같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너무나 작고, 가난하며, 변두리인 마을에 마을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얼마 뒤에 이 마을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그레이스(니콜 키드만 분)'라는 여성이 들어온다. 그리고 뒤따라서 갱단이 들어오고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톰(폴 베터니 분)'이라는 작가 지망생이 그녀를 숨겨주고 갱단은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가게 된다. '톰'는 마을사람들에게 "수용"이라는 미덕을 강조하며 그녀를 받아들이자고 마을 사람들에게 설득하고 2주 동안 마을 사람들은 지켜보기로 한다. 처음에 그녀를 경계하던 사람들도 천사 같은 그녀를 하나 둘씩 받아들이고 2주가 지나고 만장일치에 의해서 마을에 남게 되고 점점 마을사람들과 하나로 융합되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그녀 목에 걸린 현상금 전단지가 붙고, 액수가 올라가자 마을사람들은 그들이 감추고 있던 사악한 이빨을 드러내게 된다. 마을을 지킨다는 이유로 그녀를 고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무나도 가혹하고 잔혹하게 그녀를 학대하게 된다. 이것을 보면 미국이라는 국가의 "수용"이라는 모습 속에서 얼마나 사악한 이빨을 숨기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개개인이 보여주는 태도는 "오만" 그 자체이며 마지막에 '그레이스'가 보여주는 모습도 "오만"이다.
이 영화도 작년에 극장에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DVD의 판매량은 꼭 극장의 흥행과는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으면, 거듭되는 출시연기로 사람들을 지치게 하였다. 그리고 2003년 12월에 드디어 출시하였는데, 외형적인 모습은 화려하였다. 고급양장케이스에 따로 단행본으로도 팔고 있는 도그빌북, 그리고 엽서, 필림컷, 대형포스터와 포스터를 보관할 수 있는 통, 마지막으로 디스크 2장으로 구성되어 3000장 한정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DVD를 간단히 소개하면 화질은 HDW-F900라는 디지털 카메라로 대부분이 촬영이 되었는데, 프랑스 영화인 '비독'과 '스타워즈 에피소드2'를 통해서 우리는 이 카메라의 우수한 화질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입자감이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강한데, 영화적 분위기와 잘 맞는 것으로 보아서는 감독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사운드는 영화적 특정에 맞게 두드러지지가 않는다. 스페셜 피쳐는 다소 실망감이 많은데, 본편디스크에는 예고편을 포함해서 감독의 음성해설이 들어있는데 감독이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듣기에 상당히 불편하게 더듬더듬 진행이 된다. 왜 구태여 영어로 하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머지는 서플디스크에 있는데, 중복되는 것이 많고 특히 남자 주인공인 '폴 베터니'의 인터뷰가 존재하지가 않는다. 영화를 보면 시각효과가 많은데, 이것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도그빌 테스트, 배우들의 고백이 볼만하다. 서플디스크의 인터뷰에서 보면 '니콜 키드만'이 나머지 2개의 연작에도 출연한다고 하는데, 실제는 스케줄상의 문제로 출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부분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나머지 연작도 기대가 된다. 미국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덴마크 출신의 감독 눈에 미쳐진 미국의 모습과 진정한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니콜 키드만'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김정용 시민기자
● 화 면 : Anamorphic Widescreen 2.35:1
● 오디오 : 영어 Dolby Digital 5.1 Surround / Dolby Digital 2.0 Surround
● 등 급 : 18세 이상
● 제작사 : 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지역코드 : ALL ● 자막 : 한국어 / 영어
● 디스크 : 2장
● 스페셜 피쳐 : 감독 음성해설, 도그빌 테스트, 시각효과 다큐멘터리, 칸영화제 스케치, 인터뷰, 배우들의 고백,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