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보름의 의미
음력 정월보름날. 이 날을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 부른다. 이날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만큼 비중이 크다.
1월 1일은 1년을 시작하는 날로서 의의를 지녀왔지만, 달의 움직임을 표준으로 삼는 사회에서는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이 보다 더 중요한 뜻을 가진다.
정월대보름이 우선 그렇고, 다음의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도 보름날이다.
■ 문화적 상징성
대보름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에서 보면, 그것은 달-여신-대지의 음성원리 또는 풍요원리를 기본으로 하였던 것이라 하겠다. 태양이 양(陽)이며 남성으로 달은 음 (陰)이며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그래서 달은 여성, 출산력, 물, 식물들과 연결된다. 그리고 여신은 대지와 결합되며,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출산력을 가진다. 우리 세시풍속에서 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태양의 비중이 문제되지 않을 만큼 강하고 큰 것이었다.
■ 대보름날의 세시풍속
▷ 동제(洞祭) 끑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지켜 주는 신인 동신(洞神)에게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로 마을 사람들의 무병과 풍년을 빌며 정월 대보름날에 서낭당, 산신당, 당산(堂山) 따위에서 지낸다. 동제를 지내는 시간은 대개 자정으로서 1년 열두 달의 첫 보름달이 충천하는 상징적인 시간이 된다.
▷ 줄다리기
줄다리기도 대보름날 행사였다. 즉 첫 보름달이 뜨는 밤에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상남도 영산의 줄다리기에서는 대낮에 그러한 짓을 하는 자는 없고 해가 져야 이루어진다고 하여, 마치 이것을 성행위처럼 여기는 것이 지방 노인들의 관념이었다. 대보름날의 뜻은 이와 같은 행사들의 요점에서 특히 잘 집약된다. 대보름의 뜻,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여서 풍요의 원점이 된다.
▷ 보름새기
150여년전의 《동국세시기》에 "이날 온 집안에 등잔불을 켜놓고 밤을 새운다. 마치 섣달그믐날 밤 수세(守歲)하는 예와 같다."고 되어 있다. 대보름날의 모든 관습들은 달을 표준으로 하던 신년이라는 고대생활의 유습이 계속 강하게 전승되어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그밖의 풍속
대보름날에는 절식으로서 약밥,오곡밥,묵은 나물과 복쌈,일부럼,귀밝이술을 먹으며,기풍 기복행사로서 볏가릿대세우기,복토훔치기,용알뜨기,다리밟기,나무시집보내기,백가반먹기,나무아홉짐하기,곡식안내기 등을 행한다. 또한 이날 행하여지는 농점으로서는 달집태우기,사발점,그림자점,달불이,집불이,소밥주기,닭울음점 등이 있으며,이날 행해지는 제의와 놀이로서는 지신밟기,별신굿,안택고사,용궁맞이, 기세배,쥐불놀이,사자놀이,관원놀음,들놀음과 오광대탈놀음 등이 있다. 그리고 이날에는 고싸움,나무쇠싸움 등의 각종 편싸움이 행하여지고,제웅치기,나무조롱달기,더위팔기,개보름쇠기,모기불놓기,방실놀이,뱀치기 등의 액막이와 구충행사도 행하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