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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社 說] 물에 물타기
사회

[社 說] 물에 물타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2/07 00:00 수정 2004.02.07 00:00

 '대선자금비리' '총선' 등 바야흐로 정치의 해를 맞고 있는 듯 하다. 각 정당과 총선후보들의 물밑 활동과 유권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전략을 구상하는 시끌벅적한 새해가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은근슬쩍 화두로 떠오른 것이 교육계의 평준화 논쟁이다.

 교육부장관의 '엘리트 교육 강화' '특목고, 자립고 확대'의 발언에 이은 보수언론의 경쟁적인 '평준화 때리기가 지속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보고서가 팀웍을 자랑하듯 적시에 발표되고 거대야당의 교육공약설명회에서 정치적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다가 보수언론의 호들갑을 경계하는 듯한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는 듯하다가, 이번에는 평준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교육에 대한 질적인 문제를 들고 나온다. 즉 교사평가제가 그것이다. 교육의 다양성을 표면에 걸고 교육현장의 경쟁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자격 검정제 같은 것이다.

 역대 정권의 교육개혁의 애드벌룬이 늘 비슷하였듯이 문제의 본질을 숨긴 채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는 듯 하다. 교육철학과 교육이념과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접근은 도외시한 채 경쟁교육의 효율성에 기초한 논쟁으로 방향타를 세우고 있다. 교사를 교육개혁의 객체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위기를 말하면서 거대언론매체들이 솔선수범(?)하는 해외유학회사 운영이나, 사교육을 비판하면서 고액과외를 당연시하는 사회 기득권층의 버티기, 그리고 교육의 불평등성을 외치면서 평준화를 해체해야한다는 억지논리를 갖다 붙이는 연구논문들의 이중적 모순을 어찌 설명해야할까?

 학벌위주의 교육이 판을 치게 만든 책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해마다 바뀌는 대학입시체제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대책보다는 적당히 나눠먹고 그런 양보(?)와 화합(?)으로 사회적 역할과 삶의 질이 결정되도록 하는 작전이었다면 지나친 말일까!

 세계화와 국제화를 외치면서 기초학문의 인문성과 철학성을 배우고 과학의 논리적 접근을 익히는 해외연수보다는 오직 외국어 연수가 주종을 이루는 것이 학문의 진정한 의미와 인간의 진실된 삶을 얼마만큼 향상시켰을까?

 교육을 해야할 교사와 학교가 시험문제풀이의 달인이 되어 일류대학에 더 많이 입학시켜야 훌륭한 교사가 되고 명문학교가 되는 듯한 착각을 공교육이라 억지 주장하는 언론과 정치권은 교육위기의 책임성에서 비켜설 수 있을까?

 객관적 기준이나 고민없이 던져진 '성과급제'가 교육의 근원적 문제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으며, 현재의 교사근무평가제를 유지하면서 또 다른 교사평가제를 실시하여 공교육의 강화에 얼마나 기여할까?

 참으로 걱정이다. 수많은 논의와 협의과정에서 나타난 '공교육의 정상화'에 대한 해몽이 어쩜 이토록 다를까? 고인 물에 새로운 물을 타서 깨끗한 물이 될까? 물에 물 타지말고 새 그릇에 새 물을 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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