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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씨줄날줄] 여명의 천성산..
사회

[씨줄날줄] 여명의 천성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2/21 00:00 수정 2004.02.21 00:00

 새벽을 깨우며 천성산에 올라보니 세상은 아직도 고요 속에 숨어있네. 고달픈 세상살이 찌든 상처는 어둠 속에 묻혀있고, 인간의 욕심으로 파괴된 자연은 짙은 안개 속에 감춰져 어제의 아비규환은 원래부터 없었듯이 생각에서 사라지고, 태고의 적막함 속에서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는 신비한 생명의 기운이 가슴으로 스며드네.
 
 짙은 어둠이 동해로부터 깨어나고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감 속에 하늘을 향해 가슴을 열고 신비한 생명의 비밀을 깊은 호흡으로 마셔 본다. 아- 시원하다. 아- 상쾌하다. 가슴이 뻥- 뚫리고 사지백태에 새 힘이 솟아나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안개구름 힘차게 밟고 동해에서 서해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달려갈 것 같구나.
 
 아침 햇살에 어둠은 물러가고 안개구름 걷히니, 공장 굴뚝에서 뿜어내는 매연, 썩어 가는 하천의 악취, 여기저기 벌거벗고 무너지는 산과 골짝, 귀가 째져라 달리는 소리, 너는 죽고 나는 살자 다투는 소리, 땅이 꺼져라 내뿜는 한숨소리... 도롱뇽과 철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래도 가끔은 새벽을 깨우며 천성산에 올라 볼만하구나. 그리고 이렇게 외쳐 보자.
 "너 천성산아, 창조의 신비한 비밀을 간직한 채 여명의 세상에서 머물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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