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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건강] 원동 '자연생활의 집’탐방..
사회

[건강] 원동 '자연생활의 집’탐방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4/02/21 00:00 수정 2004.02.21 00:00
이대로 떠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
자연식과 사랑으로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자연생활의 집- 도심에서 자동차로도 족히 50분은 걸린다. 시내에서 물금 쪽으로 방향을 틀어 1022번 국도를 타고 원동-삼랑진 방향으로 가면서 산마루를 두 번 넘으면 원동역이 있는 원동면 소재지가 나온다. 여기서 배내골방향(69번국도)으로 4Km 들어가면 신어마을입구에서 '늘밭마을 자연생활의집'이라는 안내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원동자연휴양림, 수암사 이정표가 함께 있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붉은 황토색 옷을 입고 산속에 고즈넉이 앉아있는 '자연생활의 집'을 만나게 된다.

 토곡산 해발 450m 고지. 번잡한 세상을 성큼 벗어나 마치 유배지처럼 적요한 이곳을 한사코 찾아오는 이들은 누굴까?

 암과 싸우는 사람들- 그렇다. 그들은 암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다.
 의술과 의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여전히 넘지 못하는 현대의학의 벽인 암-

 그러나 과학이 밝혀내지 못했다 하여 정녕 길은 없는 것일까? 이렇듯 묻고, 묻고, 또 묻기를 거듭하던 끝에 마침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자연생활의 집'은 더할 나위없는 희망의 터전이다.

 이 집의 주인장 송학운 씨와 안주인 김옥경 씨가 여기다 '자연생활의 집'을 마련하게 된 데는 사연이 참으로 깊다. 송학운 씨의 말을 들어 보자.

 "제 자신 1992년 9월15일 부산에 있는 병원에서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가 수술하고 인공항문을 내야한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성기능도 잃을 수 있다고 하고. 하지만 수술 후 오래 살 수 있는 확률도 크지 않다고 해서 수술과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대체요법이니 민간요법이니 하며 허송세월을 하다 그해 12월에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았더니 직장암이 결장과 임파선까지 전이된 말기로 6개월밖에 못 산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기댈 곳도 없고 죽더라도 병원이 낫겠지 싶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암 판정을 받기 전 그는 누구보다도 건강한 사람이었다. 중2때부터 씨름을 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유도를 하는 등 오랜 운동으로 몸이 단련되어 있었던 그는 당시 부산 동성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운동을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복이라고 믿고 늘 삶의 에너지가 충만한 날들을 살았다. 그런 그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진 것이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마흔두 살이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계속 운동을 했고 용인대에서 유도를 전공했습니다. 체육교사로 있으면서 배구감독을 맡기도 했는데 그런 내가 한창 나이에…"

 수술 직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문득 시골이 그리웠다. 남은 생이라도 내 몸이 원하는 대로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서 보내자는 생각에 아이 둘을 청도의 외가에 맡겨놓고 근처에 시골집을 구했다. 그때 어느 책에서 우연히 자연식을 하는 요양원에 대해 알게 됐고, 그곳에서 일주일쯤 생활하면서 그는 '아, 이것이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종양을 제거했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병이 발병했던 요인을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하는 것이 암입니다. 환경이 발병의 원인이었다면 환경을 바꾸어야 하고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면 생활태도를 고치고 먹는 음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식생활을 개선해야지요."

 조화- 무릇 세상사의 모든 사단은 자연의 조화를 깨트리는 데서부터 비롯된다고 말하는 송 선생은 자신이 발병 후 12년을 이렇듯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도 무슨 특별한 비방을 써서가 아니라,다만 자연의 섭리에 철저히 순응하는 삶을 살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란다. 그래서 '자연생활의 집'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자연생활을 배우는 과정, 즉 자연과의 조화를 터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입니다."
 무슨 말일까?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들이 다 인간을 위해 마련된 하늘의 선물이라는 말이다. 가령 산소는 흔하디 흔한 것이지만 이것이야 말로 얼마나 귀한 것이냐는 설명이다. 그러므로 굳이 곁에 없는 것을 찾아 헤매는 일이나 귀한 것만 좇느라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철마다 자라나는 식물들은 다 저마다 그 특성과 효능이 다릅니다. 여름이 되면 몸이 바깥 열에 의해 더워집니다. 이때는 몸이 저절로 차가운 것을 찾게 되죠. 따라서 여름에는 생채소를 많이 먹어도 괜찮지만 겨울에 여름 것을 많이 먹으면 위가 시원찮은 사람은 금방 표가 납니다. 인체의 생리를 제대로 모르면 몸의 균형이 깨어져 그것이 곧 질병의 시초가 됩니다. 음식을 먹는 데에도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체에 오히려 해가 되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참으로 신비롭다 싶다. 그런데도 요즈음은 한 겨울에도 봄철 식물을 먹고 있으면서 이 또한 자연의 섭리를 깨트리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과학의 발달을 찬미하고 있으니 인간이 참으로 어리석다 싶다.

 '자연생활의 집' 9박 10일의 자연식 체험 프로그램은 그 사이 44기를 지나 오는 26일로에 45기를 맞는다. 한번에 참여하는 정원이 40명이라니 그동안 이 과정을 거쳐 간 사람이 얼추 2천명쯤은 되겠다 싶다. 프로그램의 일과표를 보면 아침 5시 50분에 일어나 물 한 병을 다 마시고 6시 체조와 운동,7시 30분 아침식사,10시 물 반병 마시기,12시 또 또 물 반병 마시기,그리고 점심,또 두 차례 물 마시기,그리고 저녁식사하고 저녁 7시 30분에 강의 듣고 9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철저히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일과다.

 남편의 병 수발을 들면서 이제는 자연식 요리 전문가가 된 이 집의 안주인 김옥경 여사가 직접 차리는 식탁에는 자연 속의 식물들로 풍성하다.

 한 때,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지금은 누구보다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송학운-
 행여 12년 전의 송 선생처럼 절망에 빠져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원동 '자연생활의 집'으로 희망 여행을 떠나 볼 일이다 싶다.

 송 선생 부부는 지난해 7월에 자신들의 그동안의 체험을 담아 "나는 자연식으로 암을 고쳤다"(송학운.김옥경 지음, 고요아침)을 펴냈다. 이 책에는 송씨가 암을 극복한 과정과 그의 건강체크 포인트, 독창적인 "깊은 숨호흡 체조법", 암을 치유.예방하는 식이요법 50가지가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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